'현대건설 출신' 염혜선 등 IBK기업은행 복덩이 된 이적생들

입력 2018-03-17 16:56
'현대건설 출신' 염혜선 등 IBK기업은행 복덩이 된 이적생들

최수빈, 호수비로 승부처 만들어…고예림도 활약





(화성=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올 시즌 처음으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들이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은 17일 경기도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지난 시즌부터 IBK기업은행을 지켜온 매디슨 리쉘(22득점)과 김희진(10득점)도 '쌍포'를 가동해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이적생들도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새로운 활기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현대건설에서 온 세터 염혜선은 '친정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승리 후 현대건설의 핵심 선수인 센터 양효진을 잘 막은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는데, 양효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가 바로 염혜선이다.

염혜선은 "제가 효진 언니와 엄청나게 오래 같이 뛴 것을 모두가 아니까 저를 '양잘알'(양효진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언니를 잘 알아서 어떤 상황에서 언니가 어디로 때릴지 미리 알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팀이 아니었어도 선수들이 다 알고 대비했던 것 같다"며 자신만 그런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염혜선은 "친정팀을 상대로 포스트시즌을 한다는 게 색달랐다. 승리를 거둬서 기쁘다"는 소감도 밝혔다.

염혜선은 자신과 함께 자유계약선수(FA)로 IBK기업은행에 온 김수지에게서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지 언니는 이적이 처음이 아니다. 저에게 '처음 이적할 때 친정 팀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역효과가 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뛰니 득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트레이드로 KGC인삼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온 최수빈은 2세트 IBK기업은행이 밀리고 있을 때 투입, 탄탄한 수비로 안정감을 되찾아주며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 감독은 "2세트에 고전했는데, 최수빈이 들어가면서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최수빈은 "서브 수비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게 잘됐다"며 기뻐했다.

이날 9득점을 올린 레프트 고예림도 기대에 부응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고예림이 후반이 안 좋았지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약간 살아났다. 좀 더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경기 후에는 "전반기 때 잘해준 것과 비교하면 리듬이 끊어지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도했다.

또 "2세트에서 고예림이 서브할 때 다득점을 많이 했다"고 분석했다.

고예림은 "오늘 경기 제 점수는 70점 정도다. 세밀한 공에 더 신경 써야 했다"고 돌아봤다.

FA 박정아에 대한 보상선수로 한국도로공사에서 IBK기업은행으로 팀을 옮긴 고예림은 "팀을 옮기고 처음 하는 플레이오프에서 이겨서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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