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결산] ④ 첫 출전 북한 부진…중립국 러시아 선전
북한 마유철·김정현, 최하위 머물고도 완주해 많은 박수
미국, 26년 만에 동계패럴림픽 우승…우크라이나 의외의 선전
슬로바키아, 4관왕 파르카소바 앞세워 6위
(강릉=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북한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참가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IPC에 선수 등록을 한 뒤 장애등급을 받고 출전권을 따야 한다.
하지만 북한에는 IPC에 등록된 동계 종목 선수가 없었다. 당연히 패럴림픽 출전권도 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장애인 노르딕 스키에 입문한 마유철(27)과 김정현(18)은 평창패럴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획득하지 못했지만, IP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평창 무대를 밟았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유철, 김정현 등 2명의 선수를 포함한 20명의 선수단과 참관 선수 4명이 남측을 찾았다.
마유철과 김정현은 각각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 좌식 경기와 남자 1.1㎞ 스프린트 좌식 경기에 출전했다.
애초에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실력이 아니었다.
이들은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모든 경기에서 완주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총 29명이 출전한 15㎞ 좌식 경기에서는 김정현이 특히 주목받았다.
중도 포기한 2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최하위인 27위에 그친 김정현은 메달 획득 선수들의 현장 공식 세리머니가 끝난 뒤에야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결승선을 통과해 남측 관중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평창 동계패럴림픽에는 북한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49개국 선수 570명이 참가했다.
폐회식 전날인 17일 기준으로 종합우승의 영광은 금메달 12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한 미국에 돌아갔다.
미국이 동계패럴림픽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2년 티니-알베르빌 대회 이후 26년 만이다.
러시아 출신 선수들은 자국 국기도 없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러시아가 동계스포츠 강국이라는 사실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도핑 파문에 연루된 러시아는 평창올림픽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던 것처럼 이번 대회에 '패럴림픽 중립 선수'(NPA·Neutral Paralympic Athlete)라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NPA 선수들은 금메달 8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6개를 목에 걸어 미국에 이은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역시 전통적인 동계스포츠 강국인 캐나다는 금메달 8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5개, 독일은 금메달 6개, 은메달 8개, 동메달 2개로 그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다소 의외로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종합 5위의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우크라이나는 스포츠 강국이라고 할 수 없지만 2000년대 들어 유독 하계·동계 패럴림픽에서 상위권에 들고 있다.
소아마비 장애인 수영선수였던 발레리 서쉬케비치(64) 우크라이나 패럴림픽위원장은 정치계에 입문한 뒤 우크라이나의 장애인 스포츠를 비약적으로 성장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슬로바키아는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6위에 올랐다.
슬로바키아의 알파인스키 간판 헨리에타 파르카소바(32)는 이번 대회 유일한 4관왕에 올랐다.
시각장애 선수인 파르카소바는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우승을 시작으로 슈퍼복합, 슈퍼대회전에 이어 대회전까지 모두 휩쓸며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한국은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수확해 핀란드, 뉴질랜드와 공동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7·창성건설)은 17일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에서 22분 28초 40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의현은 앞서 11일 크로스컨트리 15㎞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서광석 감독이 이끈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7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물리치고 동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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