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영준 콘진원장 "K-팝 비즈니스 방향전환 모색할 때"
(오스틴<미국 텍사스 주>=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단순한 페스티벌 참여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제 K-팝도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원장은 1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음악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가 펼쳐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SXSW가 K-팝을 중심으로 한 K-콘텐츠를 미국에 진출시킬 수 있는 하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콘텐츠진흥원은 이번 SXSW 현장인 오스틴 다운타운 이스트 6번가 '더 벨몬트'에서 '코리아 스포트라이트' 쇼케이스를 열어 K-팝 뮤지션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연결 고리를 잇는 데 주력했다.
김 원장은 다음기획 대표 시절인 2007년 윤도현밴드(YB)를 데리고 SXSW 현장을 찾았던 개척자 출신이다.
당시만 해도 YB의 공연장을 찾은 현지 팬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매년 SXSW가 열리는 오스틴이 텍사스 주의 주도이긴 하지만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같은 대도시가 아니어서 K-팝을 알리는 데 한계도 적지 않았다.
팬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현지 한인 대학생들이 사물놀이로 길거리 홍보를 하고 다녀야 할 지경이었다.
김 원장은 "YB가 여기 처음 온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저변이 어마어마하게 확대됐다"고 돌이켜봤다.
이후 실력파 K-팝 뮤지션들이 꾸준히 SXSW 무대를 노크했고 2013년부터는 콘텐츠진흥원이 주도해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김 원장은 "SXSW는 뮤지션들에게는 그들의 음악활동에 기본적인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뮤지션과 교감하고 교류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K-팝 확산 전략을 묻자 그는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여기와서 관계자들과 모임을 가져보고 현장을 둘러보고 하니까 단순히 페스티벌 참여에 그쳐서는 안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음악을 기본으로 하는 뉴콘텐츠들과 융합을 하고 음악 페스티벌과 섞여서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XSW 사무국과 긴밀하게 협업해 여기 선을 보인 뮤지션들이 그 플랫폼을 이용해서 미국에 노크를 하는 수준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K-팝이) 실질적인 도약을 해야 할 시기인데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관광공사 등 관련된 기관들이 협업해야 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K-팝 한류를 파이프를 통해 뿜어져 들어가는 물줄기로 친다면 5㎜짜리 10개가 아니라 50㎜짜리 한 개를 넣는 것이 훨씬 낫다면서 "음악과 인터랙티브가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음악 따로, 디지털 따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SXSW의 인터랙티브는 게임을 포함해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SXSW는 원래 음악과 필름(영화)으로 출발했으나 최근에는 인터랙티브 부문이 눈에 띄게 확장됐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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