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조련으로 유명해진 말레이 소방관, 코브라에 물려 사망

입력 2018-03-17 09:45
뱀 조련으로 유명해진 말레이 소방관, 코브라에 물려 사망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주택가 등에 출몰한 야생 뱀을 잡고 조련하는 기술로 명성을 얻은 말레이시아 소방관이 뱀에 물려 사망했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파항 주(州) 테메를로에서 소방구조대원으로 활동해온 아부 자린(33)씨가 전날 새벽 병원에서 숨졌다.

지난 12일 벤통 지역의 고무 농장에 출현한 야생 뱀을 포획하러 출동했다가 코브라에 물려 병원으로 후송된 지 닷새 만이다.

지난 2015년에도 뱀에 물려 이틀간 깨어나지 못하다가 기적적으로 회복했던 그는, 이번에는 뱀독을 이겨내지 못한 채 혼수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끝에 숨을 거뒀다.

10년 가까이 소방관 생활을 해온 아부 자린은 뱀과 도마뱀 등 파충류를 포획하고 조련하는 기술이 남달랐다.

그가 맹독을 가진 코브라 등을 얼굴 위에 올려놓고 조련하는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았고, 뱀 조련 기술로 현지 TV쇼인 '아시아스 갓 탤런트'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소방서 야생동물 포획팀을 이끌면서 자신이 가진 뱀 포획·조련 기술을 동료 대원들은 물론 다른 정부부처 산하 공무원들에게 전수해왔다고 일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가 전했다.

그와 일해온 의용소방대원 모드 이크완 하피지 알리(30)는 "그는 쉬는 날에도 주민 신고가 들어오면 달려가 뱀을 잡아주곤 했다. 그는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았다"며 아부 자린을 떠올렸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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