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평창 대회의 '숨은 영웅' 자원봉사자들

입력 2018-03-17 10:20
[패럴림픽] 평창 대회의 '숨은 영웅' 자원봉사자들

손유승, 군 복무 중 휴가 반납하고 성공 대회 지원

뇌성마비 권현우, 강릉올림픽홍보관서 전시 등 안내

패럴림픽에 16세부터 86세까지 5천195명 근무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자원봉사자들은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성공 개최를 돕는 숨은 일꾼들이다. 메달리스트들 못지않게 평창 대회의 영웅들이라고 할 수 있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의 이희범 위원장은 17일 자원봉사들의 헌신을 성공적인 대회 완성을 위한 원동력으로 꼽았다.

평창 패럴림픽에는 총 5천195명의 자원봉사자가 투입돼 일하고 있다.

16세의 최연소 봉사자부터 86세의 고령자까지 연령별 분포도 다양하다. 여자가 3천371명(점유율 65%)으로 남자 1천814명(점유율 35%)보다 배 가까이 많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도 49개국의 492명이 참여했다.

특별한 사연을 가진 자원봉사들도 많다.

공군 현역 군인으로 복무 중인 손유승(21)씨가 대표적이다.



대구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는 손씨는 2016년 8월 22일 입대 후 위로 휴가와 포상 휴가, 말년 휴가 등을 차곡차곡 모은 뒤 부대의 허락을 받아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대변인실 뉴스데스크에서 근무하는 손씨의 업무는 국내외 취재진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해소해주는 역할이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입대한 손씨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이라는 역사적인 현장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었다"면서 "성공 대회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성균관대 입학 후 1, 2학년 과(科) 수석으로 받은 장학금을 모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장학금으로 내놨다. 같은 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형 상혁씨가 먼저 실천했던 '기부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는 앞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1월 26일부터 2월 26일까지 한 달여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데 이어 패럴림픽에선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일한 뒤 부대로 복귀할 계획이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권현우(22)씨는 강릉올림픽홍보관에서 전시와 주변 구경거리 안내를 맡고 있다.

선천적 뇌성마비로 인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권씨는 영화관에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이번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

삶에 다소 소극적이던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터닝포인트를 마련하고 싶어 올림픽에 뛰어든 것이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있어서 같은 휠체어를 탄 관광객이나 장애를 가진 분에게 더 친밀하게 안내해드릴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장애인에게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그게 배려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자원봉사자 중 브라이언 콘론(36·미국)은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국제연맹을 돕는 지원군 역할을 한다.

이밖에 강릉하키센터에서 창고 관리를 담당하는 김지호(21)씨를 비롯한 많은 자원봉사자가 묵묵하게 성공 대회를 위해 힘쓰고 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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