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에 멸종위기 산양도 살아요"…생물종 10년새 2배↑
국립공원관리공단 2017년 한 해 동안 주왕산 자연자원 조사
생물종 총 3천202종 서식…산양 등 멸종위기 Ⅰ급 3종·Ⅱ급 9종
(청송=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경북 청송군에 있는 주왕산은 깎아지르는 기암괴석이 일품인 바위산이다. 사람이 쉽게 오르지 못할 거대한 암벽이 사방을 둘러싸 산을 찾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이 때문에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암산(巖山)으로 꼽히며, 작년 5월에는 유네스코에서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경사가 급한 바위로 둘러쳐졌기 때문에 주왕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에게는 살기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지난해에는 자연자원 조사 중 주왕산 절골지구 인근의 무인카메라에 산양 2마리가 포착됐다. 주왕산이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4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8일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주왕산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조사한 결과, 주왕산에 서식하는 야생생물종 수는 3천202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08년 조사 당시(1천726종)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박정원 국립공원관리연구원 단장은 "조사 방법이 발달함에 따라 이전에는 확인하지 못한 종들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산양도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암벽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포착할 수 있었다"고 생물종 수 증가 이유를 설명했다.
주왕산의 전체 야생생물종 수는 곤충류 1천469종, 관속식물 758종, 고등균류 503종, 포유류 33종, 조류 60종, 담수어류 18종, 기타(양서류 등) 361종으로 구성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산양, 수달, 붉은박쥐 등 Ⅰ급이 3종, 가시오갈피, 큰바늘꽃, 삵, 담비, 하늘다람쥐, 새호리기, 새매, 큰말똥가리, 긴꼬리딱새 등 Ⅱ급이 9종으로 확인됐다.
산양의 출현은 주왕산 일대가 백두대간 동해안 지역(북부권∼남부권)의 산양 서식지를 연결하는 지역이라는 증거 중 하나라고 공단은 설명했다.
공단은 산양의 경우 주왕산 부근에 최소 3마리 이상 서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올해는 이 산양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DNA(디옥시리보핵산)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산양과 함께 긴꼬리딱새도 지난해 7월 주왕산 주산지 부근에서 처음으로 한 쌍이 확인됐다. 긴꼬리딱새는 본래 제주도나 거제도 등 남부 섬 지역에서만 주로 관찰돼왔다.
공단은 주왕산 일대가 계곡과 산림이 조화롭게 발달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주왕산의 대표 경관으로 꼽히는 주산지는 1㎢당 출현하는 평균 생물 종 수가 187.5종에 이른다. 주왕산 전체 평균(1㎢당 34.5종)보다 5.4배가 높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주왕산국립공원은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다"며 "이번 자연자원 조사 결과로 주왕산국립공원의 잠재적인 가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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