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담팔수 다 죽어간다…원인 밝혀 방제해도 계속 고사

입력 2018-03-18 06:00
제주 담팔수 다 죽어간다…원인 밝혀 방제해도 계속 고사

담팔수에 맞는 확실한 방제법 개발 필요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국에서는 제주에만 자생하는 상록교목 담팔수들이 수년째 계속해서 고사하고 있어 확실한 방제법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시 천지연 계곡의 담팔수 자생지가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지정된 1964년 이전부터 이곳에 자생하던 담팔수 5그루가 지난해까지 모두 고사했다.

천연기념물 지정 이후 같은 장소에서 자생한 5그루와 2003년 태풍으로 유실된 담팔수를 대체하기 위해 심은 5그루도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담팜수가 고사하는 원인은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 병원균에 의한 '위황병'이다.

제주에서는 2013년부터 담팔수 고사 현상이 시작됐다. 서귀포시 신시가지와 걸매공원에 심어진 일부 담팔수들이 고사했다. 2015년에도 서귀포시 신시가지와 동홍동 도로변에 심은 일부 담팔수들이 고사했다. 2016년에는 제주시 지역에서도 고사하는 담팔수들이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서귀포시 지역에서 92그루, 제주시 지역에서 86그루의 수십 년생 아름드리 담팔수들이 고사해 제거됐다.

도는 지난해 2월에야 본격적으로 담팔수 고사 원인 찾기에 나섰다. 3개월간의 연구결과 위황병 진단이 내려졌다. 방제약으로 옥시테르라사이클린이란 약제가 효과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연구결과에 따라 지난해 고사 현상이 나타난 지역의 담팔수 가로수 각각 1천102그루, 1천10그루에 방제약을 링거 주사했다.

그런데도 고사하는 담팔수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방제 이후에도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에서 30여 그루가 추가로 고사했다. 제주시는 조만간 신제주 도로변의 고사한 담팔수 8그루를 제거할 예정이다.

이에 방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올해 방제약의 농도와 양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추가 실험을 할 예정이지만 효과를 검증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주가 북방한계선인 담팔수들을 위황병으로부터 지켜내려면 보다 체계적이고 확실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상섭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산림환경과학과 교수는 "위황병 균은 땅속에 있다가 뿌리에서부터 올라간다"며 "담팔수에 맞는 나무 주사 방법과 적절한 방제 시기를 잘 찾아서 적극적으로 방제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주시는 올해 가로수로 심은 모든 담팔수 2천20그루에 대해 방제작업을 하고 영양제도 투입할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전체 가로수 3천600여 그루 중 상태가 좋은 나무와 고사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나무를 제외해 1천여 그루의 담팔수에 방제약과 영양제를 투입할 예정이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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