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저출산대책으로 전문기술 위주 이민 유입 검토해볼 만"(종합)

입력 2018-03-18 18:29
이주열 "저출산대책으로 전문기술 위주 이민 유입 검토해볼 만"(종합)

"청년실업, 노동시장 이중구조·미스매치 때문"

양질의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처우 개선해야

통일 직·간접 효과 기대…상당 규모 비용도 예상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저출산 문제 대응을 위해 "전문기술 분야 위주의 이민 유입정책 등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1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이 총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으로 이같이 답변했다.

이 총재는 "사회경제적 유인체계를 출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여성·장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한편 이민 유입정책 등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책의 가치 및 중요도에 따라 정책 우선순위가 설정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 실업 원인으로는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확대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고학력화 진행에 따른 인력수급 미스매치 확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노동절감형 중심의 기술혁신과 같은 구조적 요인도 청년 실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청년 실업률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도 이 같은 구조적 요인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양질의 일자리 확충 노력과 함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근 경기 개선과 비교해 고용·소비 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에는 "고용창출 효과가 약한 반도체 부문이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고용·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10억원 투입 시 생기는 직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 수)는 3명으로 제조업 평균(6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 총재는 "반도체 산업의 낮은 고용 유발 효과는 반도체 주도 성장이 소비로 파급되는 효과도 제약할 수 있다"며 "반도체 산업 이외에 신성장 산업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통해 내수 파급 효과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현 정부가 추진해야 할 5대 주요 혁신 과제로 ▲ 양질의 일자리 창출 ▲ 기업 구조조정 추진 ▲ 신성장 동력 발굴 ▲ 생산성 향상 ▲ 초저출산·고령화 대응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기업의 투자 및 창업 활성화를 통한 민간 일자리 창출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두고는 "철저한 자구노력과 엄정한 손실 부담을 통해 국민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 입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당수 주력 제조업이 최근 들어 성숙기에 진입한 데다 중국 등 후발국의 빠른 추격으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을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장기적 시계에서 출산장려정책, 여성·장년층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방안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통일이 되면 북한 지하자원 활용, 기업 신규 투자처 확대 등과 같은 직접적 편익뿐 아니라 국가 및 국내 기업 신인도 향상 등 간접적 편익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통일과정에 상당한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북 경제 격차가 과거 동·서독 통일 때보다 더 크게 벌어진 상황이어서다.

그는 "통일이 얼마나 점진적으로 이뤄지는지, 통일 후 남북 경제통합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지에 따라 효과와 비용의 상대적 크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