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팔 공격 독극물은 딸 짐에 묻어 들어온 듯

입력 2018-03-16 15:48
스크리팔 공격 독극물은 딸 짐에 묻어 들어온 듯

암살대 영국 잠입 가능성 희박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전직 러시아 스파이 부녀를 의식불명에 빠트린 문제의 독극물은 딸이 모스크바로부터 가져온 여행 가방에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5일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출신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딸 율리아는 영국 내에서 러시아지원을 받은 암살 요원에 의해 독극물 공격을 받은 게 아니라 딸이 러시아를 떠날 때 그의 짐 속에 묻어 들어왔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보 당국이 문제의 독극물 노비촉이 스크리팔의 딸인 율리아(33)의 짐 속에 숨겨져 들어왔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스크리팔을 살해하기 위해 그의 딸이 이용됐으며 딸의 여행용 옷이나 화장품, 또는 선물 속에 독극물을 사전 주입했고 이것들이 영국 도착 후 솔즈베리의 집에서 개방됐다는 것이다.

또 스크리팔 부녀와 함께 독극물에 노출돼 입원 가료 중인 닉 베일리 경관도 스크리팔 부녀가 실신한 도심 벤치가 아닌 스크리팔의 집에서 중독된 것으로 보여지고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독극물 노비촉은 딸 율리아가 자신도 모르게 모스크바로부터 가져온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율리아는 지난 3월 3일 오후 2시 40분(현지시각) 모스크바로부터 영국에 도착했다.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암살 요원들이 모스크바의 율리아 아파트에 침입해 그녀의 짐에 독극물을 심어놓은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스크리팔 부녀는 딸 도착 다음 날인 4일 솔즈베리 시 중심부에 주차한 후, 비숍밀 펍과 지지 식당을 거쳐 인근 벤치로 갔다가 의식불명에 빠졌다.

노비촉은 스크리팔의 승용차와 펍, 식당 등지에서 그 흔적이 발견됐다. 보안소식통들은 '(사건 발생) 시간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은 대테러 경찰이 사건 현장 주변에 수많은 CCTV가 있었음에도 아직 어떠한 용의자 이미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독극물이 암살대가 아닌 딸이 자신도 모르게 들여온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영국 측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명시적으로 지목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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