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일 北외무성 부국장, 베이징 잔류한듯…美中 접촉 촉각(종합2보)

입력 2018-03-16 17:33
수정 2018-03-16 17:37
최강일 北외무성 부국장, 베이징 잔류한듯…美中 접촉 촉각(종합2보)

스웨덴행 항공편 명단에 없어…베이징 3∼4일 머문 뒤 유럽행 '유력'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스웨덴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함께 지난 15일 방중한 '대미 외교 담당'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이 리 외무상과 동행하지 않고 베이징에 잔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대북 소식통이 밝혔다.

16일 대북소식통 등에 따르면, 최 부국장은 리 외무상이 탔던 베이징발 스톡홀름행 스칸디나비아 항공 SK9511편의 탑승객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리 외무상이 스웨덴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올 때 탑승할 항공편의 승객 명단에 리 외무상의 이름은 있지만, 최 부국장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리 외무상과 최 부국장은 베이징에 도착할 때부터 각각 귀빈통로와 일반통로로 공항을 빠져나와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최 부국장이 공항을 빠져나갈 때 탑승했던 북한대사관 차량은 리 외무상이 스웨덴행 비행기를 탔던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 제3 터미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주중 북한대사관 측은 리 외무상 수행 등을 위해 북한대사관 차량을 2대 동원했지만, 이 중 최 부국장이 탔던 차량은 없었다.

리 외무상 일행이 스톡홀름 공항에 도착했을 때 찍힌 사진에도 '금색테 안경'을 쓴 최 부국장과 비슷한 인상의 수행 인사는 포착되지 않았다.

당초 리 외무상과 최 부국장이 같은 날 베이징에 도착했기 때문에 최 부국장이 스웨덴행에 동행할 것이란 추측이 있었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본 결과 최 부국장은 베이징에 잔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대미 외교의 실무를 담당하는 최 부국장이 베이징에 잔류해 중국 또는 미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최 부국장이 대미 외교 담당인 점으로 미뤄 중국보다는 미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경질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신임 국무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새롭게 미국 측 실무진과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최 부국장이 예상과 달리 베이징에 잔류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면서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이나 미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지만, 제3 국으로 건너가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최 부국장이 유럽지역 국제 행사 참석차 베이징을 경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비행 스케줄에 맞춰 베이징에 3∼4일 머무른 뒤 이번 주말 목적지로 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최 부국장이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중국이나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최 부국장의 베이징 잔류 여부와 베이징에서의 북미 접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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