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작년도 배당 사상 최대…25조 첫 돌파
배당성향은 여전히 '최하위권'…5년 만에 하락 예상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기업 실적 증가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힘입어 상장사의 작년도 배당금 총액이 처음으로 25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 기업의 배당은 여전히 '짠돌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작년 사업연도에 대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배당금 총액은 지난 12일 기준 25조5천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2016년 배당금(21조7천401억원)보다 17.8% 늘어난 수준이다.
조승빈 연구원은 "조사 시점에 12월 결산법인은 1천31개사가 결산 배당을 공시했다"며 "일부 기업들이 추가로 배당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금 총액은 27조원 수준으로 늘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당금은 이사회에서 결정되더라도 주총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주총 때 일부 조정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지난 12일 현재까지 2017년도 결산 배당을 공시한 1천31개사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배당금 증가율은 25.4%에 달했다.
배당금 증가의 가장 큰 배경은 배당 재원인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천31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24조3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5.6%나 급증했다.
여기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과 맞물려 기업들도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작년도 배당금은 5조8천억원으로 2016년의 4조원보다 45%가량 늘었다. 삼성전자는 2018∼2020년 3년간 약 29조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주주환원정책 계획을 작년 10월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보면 한국은 아직도 최하위권에 머물러 짠돌이 배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로이터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한국 상장사를 상대로 추정한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배당성향은 18.3%에 불과했다.
이는 영국(65.4%), 독일(40.8%), 미국(38.9%), 일본(32.3%)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대만(57.2%), 인도네시아(41.7%), 브라질(38.4%), 중국(32.3%), 인도(29.8%) 등 상당수 이머징 국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세계 평균은 43.1%다.
그럼에도 지난해 배당성향은 오히려 낮아졌다.
대신증권이 상장사 1천31곳의 작년도 배당성향을 집계한 결과는 20.6%였다. 이들처럼 결산 배당을 하지않고 무배당을 할 기업도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작년도 배당성향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배당성향은 5년 만에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상장사의 2016년도 배당성향은 23.8%였다.
조 연구원은 "배당이 늘기는 했지만 순이익 증가에는 못 미쳤기 때문에 원래부터 세계 최하위권이던 배당성향이 더 떨어졌다"며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잉여 현금이 준 점도 배당을 소극적으로 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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