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 새벽 6시부터 대기…1km 행렬(종합)
평일인데 오픈 4시간 만에 7천여명 방문 '북새통'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된다고 하니 1순위 청약자격이 있는데 여기에 청약을 안 넣을 사람이 있을까요. 주말에는 엄청 많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서 새벽부터 와서 줄 섰습니다."
16일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이자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연 양재동 화물터미널 인근에는 새벽 6시부터 수백명의 대기 줄이 형성됐다.
견본주택이 문을 연 오전 10시께는 화물터미널 앞 부지에 여러 겹으로 수백m의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일대 교통이 마비됐을 정도다.
정오에는 1km 넘는 줄이 화물터미널을 휘감아 대기 시간이 4시간 이상 걸렸고, 오후 2시 현재 7천여명이 다녀갔다. 현대건설은 첫 날 1만5천여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했다.
방문객들은 중장년층부터 젊은 층까지 다양했고 평일인데도 가족 단위로 찾은 경우도 많았다. 임신부들이나 아기를 안고 찾아온 방문객도 눈에 띄었고, 반차 휴가를 내고 찾아온 직장인도 있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간당 1천800~2천여 명이 입장하고 있으며, 안전상의 문제로 입장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며 "대기줄이 길어서 오늘 모델하우스 오픈 시간을 저녁까지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에는 1층에 전용 63B㎡, 84D㎡ 두 종류, 2층에 84B㎡, 118A㎡, 173A㎡ 세 종류 등 5개 타입의 견본주택이 마련됐다.
특히 일반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은 전용 84㎡ 타입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려 내부를 둘러보려면 다시 30분가량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미리 준비한 3만장의 안내 브로슈어도 하루 만에 거의 동났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상담석 17곳도 내내 붐볐다. 오후 2시께 상담석에는 900명의 상담인원이 대기 중이어서 예상대기시간은 '10시간'이었다.
상담원은 "건설사의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져서 그 질문은 별로 없는 편이고,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는지 가장 많이 질문한다"고 말했다.
방문객 중에는 대구, 부산 등 지방에서 온 경우도 있었으며, 이들은 미계약 물량이나 부적격자 물량 등 잔여분 추첨에 관심을 갖고 질문했다.
앞서 국토부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청약에서 가점을 많이 받으려고 위장전입을 하는 당첨자를 가려내기 위해 당첨자 가족의 실거주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모델하우스 곳곳에는 '위장전입 직권조사를 실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견본주택 주변에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보였으며, 강남구청에서 떴다방 단속을 하러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평일인 개관 첫날부터 오전에만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린 것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4천160만원(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승인 기준)으로 책정돼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30대 후반 자녀 부부를 데리고 견본주택을 찾은 복모(69·서울 송파구 거주)씨는 "강남에서 교육 여건도 좋고 물량이 많아 당첨 가능성이 큰 단지가 나와서 아들이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임신한 아내와 함께 온 전모(43·서울 관악구 거주)씨는 "자녀가 4명이라 청약 가점이 68점이어서 다자녀 특별공급 신청을 하려고 한다"며 "중도금 대출이 안 돼서 돈이 조금 모자라 부담이긴 한데 신용대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박윤서 분양소장은 "대출규제가 강화됐고 건설사 중도금 대출이 없어서 당초보다는 경쟁률이 줄겠지만, 서울 지역 1순위는 조기 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용 84㎡ 이하는 100% 가점제로 선정하는 만큼 바로 위 평형대이자 50% 추첨제가 적용되는 전용 103㎡의 청약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건폐율·용적률이 높아 쾌적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별로 층 높이를 다양하게 했고 실내 층고를 높여 개방감에 신경 썼다. 외관 커튼월과 오픈 발코니 등 특화 설계로 그런 단점을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이날에는 '강남권'에서 같은 시기에 분양에 나서는 다른 견본주택 두 곳도 문을 열었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 '과천 위버필드' 견본주택에도 아침부터 방문객이 몰렸다.
오픈 한시간여 전부터 100여m가량 대기줄이 생기기 시작했고 오후 2시까지 3천500명이 다녀갔다. 회사 측은 평일 첫날 7천명 정도가 다녀갈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과천지역 1순위 청약통장이 많지 않아 과천시민은 물론, 서울과 인근 경기 지역 예비청약자들이 많이 몰렸다.
서울에서 온 주부 김모(40)씨는 "분양가가 만만찮지만 강남보다 저렴하면서 주거환경은 좋은 편이어서 평소에도 과천을 눈여겨 봐왔다"며 "전용 59㎡는 중도금 대출도 가능하다고 해서 청약을 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1순위 청약자격과 중도금 대출 문의가 가장 많고 청약 자격이 없는 사람들은 부적격·미계약 처리 방법을 가장 많이 묻는다"고 말했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서울 강남구 '논현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는 오후 2시 기준 2천500명이 다녀가는 등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분양 가구수가 99가구로 많지 않고 주상복합아파트여서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견본주택을 찾았다. 또, 당첨자 발표일이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같아 두 곳 동시 청약이 불가능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강남 요지에 있지만 전용면적 84㎡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고는 분양가가 3.3㎡당 4천만원 안팎으로 높지 않다"며 "소형 주택과 상가 투자에 대한 상담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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