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황연대 성취상' 제정 황연대 여사 "3년째 치매와 싸우고 있다"

입력 2018-03-16 12:08
수정 2018-03-16 12:09
[패럴림픽] '황연대 성취상' 제정 황연대 여사 "3년째 치매와 싸우고 있다"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의지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

역대 수상자 5명, 폐회식서 황 여사에게 감사패 전달 예정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황연대 여사는 3년째 치매와 싸우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이번 폐회식에도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참석해 시상할 예정입니다."

황연대 성취상 위원회 사무총장을 맡은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16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성취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상의 시발점이 된 황연대(80) 여사가 알츠하이머병과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올해로 여든 살인 황연대 여사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 때 자신의 이름을 단 황연대 성취상의 시상자를 30년째 맡아왔다.

이 상은 패럴림픽의 최우수선수상 성격을 지닌다. 패럴림픽 출전 선수 중 성적과 이념, 종교, 성별, 인종, 국적과 관계없이 장애 극복과 도전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실천한 남녀 선수 각 1명에게 이 상을 준다.

이번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이 상을 제정한 지 딱 30년을 맞는 대회다

황연대 성취상은 한국소아마비협회, 정립회관 설립자로 장애인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선 황연대 여사가 국내 언론으로부터 받은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기탁하면서 시작됐다.

2006년 토리노 동계패럴림픽까지 '황연대 극복상'으로 불리다가 2008년 베이징 하계패럴림픽부터 '황연대 성취상'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여자 시각장애 선수였던 김미정이 1998년 나가노 동계패럴림픽 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까지 남녀 각 13명 등 총 26명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평창 대회에서는 알파인스키의 아담 홀(31·뉴질랜드)과 노르딕스키의 시니 피(29·핀란드)가 각각 남녀 수상자가 됐다.

황연대 여사는 오는 18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폐막식 때 27번째, 28번째 수상자인 아담 홀과 시니 피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또 평생을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해 헌신해온 황 여사를 위한 특별한 세리머니도 진행된다.

역대 수상자 5명이 황 여사의 패럴림픽 운동 헌신에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감사패와 메달을 전달하는 것. 이 자리에는 스웨덴 구텐베르크시 부시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리가(1996년 애틀랜타 대회 수상자)와 한국의 유일한 수상자인 시각장애 선수 출신의 김미정(1998년 나가노 대회 수상자)도 자리를 빛낸다.

황 여사는 치매 사실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고통을 겪기 마련이고, 나 역시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고생했고, 지금은 치매와 싸우고 있다"면서 "고통을 당할 때마다 그걸 극복해낼 수 있는 의지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역경이 처해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이겨내리라 생각한다"면서 "후배 장애인에게도 모범이 되는 젊은이들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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