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에 응할 준비 돼 있어"
연방대법원 심리 앞두고 책 출판…"무죄 입증 위해 싸울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아이콘'이자 노동자당(PT)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사법 당국의 체포·수감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이 쓴 책 '진실은 승리한다: 국민은 내가 실형을 선고받은 이유를 안다'의 출판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법 당국에 의해 체포·수감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국외 도피설을 거듭 부인하면서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216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지난 2월 이후 유명 언론인·학자 3명과 나눈 인터뷰 형식의 대화와 칼럼으로 이루어졌으며, 16일 상파울루 시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노동자당 지도부는 룰라 전 대통령 체포·수감이 부활절(4월 1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룰라 체포·구금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그에게 일어나는 일은 브라질에서 전례가 없으며 헌법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룰라 체포·수감에 반대하는 캠페인과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호프만 대표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서도 "룰라를 체포하면 브라질 사회와 민주주의, 시민 권리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서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와 돈세탁 등 혐의로 9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 1월 말 2심 재판에서는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룰라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법부에 요청했으나 연방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문제는 앞으로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질 예정이며, 연방대법원에서도 불구속 요청이 거부되면 체포·수감을 피하기 어려워지며 올해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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