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프린 공격한 터키에 작년보다 무기판매 늘려
터키의 시리아 진격후 판매금지하겠다던 외무장관 약속과 배치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정부가 시리아 국경을 넘어 내전에 개입한 터키에 무기판매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pa 통신은 15일(현지시간) 녹색당의 오미드 노리푸어 의원이 정부 측에 요구해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인 터키가 지난 1월부터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에 돌입한 후 최근까지 총 20건에 440만 유로(57억9천만 원)에 달하는 무기판매를 승인했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 14건에 360만 유로(47억3천만 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정부 측은 노리푸어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에서 "터키의 공격 이후에도 개별적인 경우 무기 수출을 허가하고 있다"면서 "독일이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에 대해선 무기 분야에서 협력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외무장관이 터키가 시리아 국경을 넘은 이후 터키에 대한 무기 수출을 전면중지하겠고 약속한 것을 전면 뒤집은 조치다.
전날 새 정부 출범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난 가브리엘 전 장관은 지난달 16일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시리아의 북서부 분쟁 때문에 (터키에) 무기를 판매하지 않았다. 터키가 같은 나토 회원국이라도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전날 출범한 메르켈 4기 내각의 대연정 협약에서 예맨 내전에 개입한 국가에 대해선 무기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IS와 싸웠으나, 터키는 이 병력을 자국의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지난 5일 터키군의 공습으로 아프린에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민간인 19명이 숨졌다고 보고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터키군과 연계 반군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아프린 주민 1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가운데 29명은 어린이로 추정된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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