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변' 밀양 세종병원 법인 이사장 등 12명 기소

입력 2018-03-15 18:42
수정 2018-03-16 08:16
'화재 참변' 밀양 세종병원 법인 이사장 등 12명 기소

검찰, 3명 구속·9명 불구속 기소…사망 50명, 부상 109명으로 규정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검찰이 159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사고에 직·간접적 책임이 있는 병원 운영 법인 이사장과 병원 간부, 밀양시 공무원 등 12명과 세종병원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창원지검 밀양지청(지청장 박현철)은 지난 1월 26일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로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 책임을 물어 병원 법인 이사장 손모(56) 씨, 세종병원 총무과장이자 소방안전관리자 김모(38)씨, 세종병원 행정이사 우모(59·여)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사장 손 씨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환자와 병원 의료진 등 159명의 사상자를 내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당직 간호사를 두지 않거나 의료인 수 변경 허가 없이 당직의사 4명을 고용한 혐의(의료법 위반), 휴게실·창고·비가림 천장 등 4건의 불법 증·개축을 한 혐의(건축법 위반), 병원에 발전기 1대만 설치하고도 2대를 설치한 것처럼 허위로 시험성적서를 제출해 보건소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을 받는다.

총무과장이자 소방안전관리자인 김 씨와 행정이사 우 씨는 소방안전 의무를 소흘히 해 159명의 사상자가 생기게 한 책임이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세종병원 병원장 석모(53) 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외에 당직·진료를 대신하는 대진의사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하게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밀양시 보건소 공무원 1명과 전직 밀양시 보건소 공무원 1명은 불이 난 세종병원 바로 옆 건물인 세종요양병원에 자가발전시설이 없는데도 시설기준을 충족한다는 내용의 작성해 결제를 받은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세종병원 병원장 명의로 처방전을 작성한 대진의사 3명과 약사가 아닌 간호사에게 의약품을 조제하게 한 전 세종요양병원 의사와 의약품을 조제한 간호사, 발전기 1대만 설치하고도 2대를 설치했다고 허위서류를 작성한 발전기 운영자 등 6명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세종병원 법인도 기소했다.

검찰은 세종병원 화재 발생원인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1층 병원 응급실 내 탕비실 천장의 전기배선이 꺾이거나 눌림, 마찰 등의 이유로 단락이 발생해 불이 났다고 결론내렸다.

세종병원이 26년 동안 전기배선에 대한 정밀점검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고, 반복된 병원 증축으로 전력량이 부족해 2차례나 전력증설 시공을 하는 등 여파로 2017년에만 누전이 3차례 발생하는 등 화재 발생 위험성이 상존했다고 검찰은 지적했다.

검찰은 세종병원 전체 사상자 수를 192명으로 집계한 밀양시와 달리 세종병원 사상자 수를 사망 50명, 부상 109명 등 159명으로 규정했다.

검찰은 부검결과 연기흡입 흔적이 있는 사망자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사망시기가 앞당겨졌다고 판단해 공소장에 사망자 수를 50명으로 적시했다.

또 단순히 병원으로 이송된 인원을 제외하고 의학적으로 이번 화재로 상해가 증명된 피해자 150명만 부상자로 적시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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