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트럼프, 김정은을 친미로 만들라…3자 노벨상 받을수도"

입력 2018-03-15 16:56
홍석현 "트럼프, 김정은을 친미로 만들라…3자 노벨상 받을수도"

WP 기고문서 "중국에 대한 北반감 상상초월…평양서 트럼프타워 볼수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주미대사를 지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용해 그를 친미(pro-American)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트럼프와 김정은은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이 '친미'가 된다면, 트럼프는 사는 동안 평양에 트럼프타워가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정은은 이미 열렬한 미국프로농구(NBA) 팬"이라면서 "정치적 약속에서 나아가 미국은 북한을 위한 경제 비전을 내놓는 극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전 회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전해 들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중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감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라고 언급, 북한 지도자를 친미로 만드는 일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아버지(김일성)는 주머니 2개를 가진 중국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며 "내 생각에 중국은 최소 10개의 주머니를 갖고 있으며, 남북한이 통일해도 미군이 한국에 남아야 한다는 당신 의견에 동의한다"고 김 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홍 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뿌리 깊은 반(反) 중국 감정을 포착해야 하며, 다가오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미국의 동북아시아 내 영향력을 유지할 황금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회장은 또 "트럼프가 북한을 포용하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대상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는 그 지역의 경제와 안보 지형을 극적으로 개선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4노즈'(Four Nos)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고 그는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언급해온 '4노즈'는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와 북한붕괴, 흡수통일을 바라지 않으며, 북한 침공도 없다는 원칙이다.

홍 전 회장은 "김정은은 트럼프의 사업가 기질,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을 믿고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드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모든 게 잘 되면 트럼프-문재인-김정은이 3자 노벨 평화상을 받을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기대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