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에 퀄스 연준 부의장 내세울 듯

입력 2018-03-15 17:31
美,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에 퀄스 연준 부의장 내세울 듯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랜들 퀄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부의장이 국제금융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퀄스 연준 부의장을 차기 FSB 의장 후보로 미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미국 재무부가 당초 퀄스 부의장을 또다른 국제 금융기구인 바젤위원회의 차기 의장 후보로 점찍었다가 영향력이 더 큰 FSB 의장 후보로 내세우는 쪽을 택했다고 전했다.

FSB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함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09년 출범한 국제기구로, 바젤위원회와 협력해 국제 금융감독 기준을 만들고 주요 20개국(G20)에 이를 건의한다.

현재 FSB 의장은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맡고 있다. 그는 2011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자리를 옮긴 마리오 드라기의 뒤를 이어 의장이 됐으며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최종 결정은 7인으로 구성된 의장 지명위원회에서 이뤄진다. 퀄스 부의장의 잠재적 경쟁자로는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장,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등이 거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스 연준 부의장이 FSB 의장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수 국가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다만 금융규제의 완화를 지지하는 성향이라는 점이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융업종에 대한 규제 완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공석이었던 연준 부의장직에 재무부 관료 출신의 퀄스를 지명했다.

퀄스는 은행들의 자기자본 거래를 제한한 볼커 룰의 완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의 투명성 제고, 레버리지 비율의 개선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런 규제 완화 본능은 FSB의 규제 강화 노력을 주도한 카니 현 의장과는 사뭇 대조적인 것이다.

일부 G20 국가들이 아시아인이 의장을 맡을 차례라고 주장하고 나선다면 퀄스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바젤위원회 등 국제금융기구의 요직들이 올해 교체될 시기라는 점은 유리한 여건이 될지 모른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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