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청장, 백남기 유족 거절에도 생가 방문…면담 무산(종합)
유족들 '진정성'에 의문 제기…청장 "마음이 안 풀리신 것 같다"
(보성=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15일 전남을 방문하면서 백남기 농민 유족 면담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유족들은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이 청장의 뒤늦은 사과 시도에 대해 진정성이 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청장은 이날 낮 12시 20분께 전남 보성군 백남기 농민 유족 집을 방문했으나 백 농민의 부인을 만나지 못하고 20여 분 만에 발길을 돌렸다.
백 농민의 부인은 사전에 이 청장 측에 만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 청장이 방문한다고 하자 오전부터 집을 비웠다.
이 청장은 집에 있던 백 농민의 아들과 권용식 보성농민회장, 백 농민의 지인들을 만나 부인의 뜻을 전해 듣고 20분가량 백 농민과 이웃들의 공동경작지를 살펴본 뒤 떠났다.
이 청장은 집 밖을 나서면서 "아직 마음이 안 풀리신 것 같다"며 "광주·전남 방문 일정상 오늘, 내일 중 다시 찾아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어제까지는 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유족이 마음의 문을 풀어주셔야 (다음 방문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6년 9월 백 농민 사망 당시 장례식에 불참하고 직접 만나 사과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장례식 때 (유족 측으로부터) 직접 요청받은 것은 없었다. 안타까운 일에 대한 유감 표시는 여러 차례 했다.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묘역에 참배했지만 이번에는 일정상 확답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청장은 앞서 지난해 6월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모두발언과 백남기 농민 1주기인 지난해 9월 25일 기자 간담회 등을 통해 "백 농민과 가족들께 심심한 애도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장례식장 조문을 거부하고 사과하지 않았던 이 청장의 뒤늦은 사과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주변을 통해 이 청장의 방문 계획이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남기 농민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 재임 시절인 2015년 11월 14일 민중 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중태에 빠진 뒤 이듬해 9월 25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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