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근본주의' 인니 아체주, 살인범 참수형 도입 추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적용되는 아체 특별자치주가 살인범을 참수형에 처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아체 샤리아법률·인권 사무소는 최근 주정부로부터 살인범에 대한 사형 집행 방식으로 참수형을 도입하는 방안과 관련한 조사연구를 의뢰 받았다고 전날 밝혔다.
슈크리 빈 무하마드 유수프 아체 샤리아법률·인권 사무소장은 "참수형은 이슬람율법에 더 부합하고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수형을 도입하면 살인 사건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연구보고서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법 초안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 최초로 이슬람이 전파된 지역으로 알려진 아체 주는 '동남아의 메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슬람 전통이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이 지역은 오랫 동안 분리독립 운동을 벌인 끝에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특별자치주로 인정받았으며, 2000년대 초부터 이슬람 율법을 법률로 시행하면서 근본주의 성향으로 꾸준히 물의를 일으켜 왔다.
아체 주는 2014년 동성애와 혼외성관계를 저지른 이슬람 교도를 태형에 처할 수 있는 조례를 제정했다. 올해 초에는 미용실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을 연행해 머리를 깎고 '남성화' 교육을 해 논란을 빚었다.
2009년에는 간음자를 투석으로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조례를 마련했다가 국내외의 비난에 삭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사형제를 유지하는 국가 중 하나다.
마지막 사형 집행은 2016년 7월에 있었으며, 마약밀매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나이지리아인 3명과 인도네시아인 한 명이 총살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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