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 배경 뺀 오페라 '투란도트'…"당인리발전소가 모티프"

입력 2018-03-15 11:49
수정 2018-03-15 14:31
중국풍 배경 뺀 오페라 '투란도트'…"당인리발전소가 모티프"

서울시오페라단, 내달 동시대적 메시지 담은 '투란도트'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중국을 배경으로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그러나 오는 4월 26~29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오페라단의 '투란도트'는 중국풍 배경을 지웠다.

본래 중국 고대 자금성을 배경으로 하던 이야기는 한국의 당인리발전소(현 서울복합화력발전소)를 모티프로 재해석된다.

극 중 칼라프 왕자는 기계문명의 파괴와 재앙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빙하로 뒤덮인 생존자들의 땅에서 공주 투란도트와 만나게 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100여 년간 해외 유명 오페라극장들이 중국풍 배경을 고수해온 것과는 확연히 다른 파격적 설정"이라고 소개했다.

투란도트가 내는 3개의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그녀와 결혼할 수 있으며, 만일 하나라도 틀릴 경우 참수형을 당해야 한다는 이야기 얼개는 유사하게 가져간다.

서울시오페라단은 "관객들은 작품의 핵심인 '3개의 수수께끼'를 칼라프 왕자와 함께 풀어가는 가운데 각자 처한 현실 속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게 될 것"이라며 "오늘날 '선택'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장수동은 "중국풍의 '투란도트'는 동시대의 고민과 요구를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여러 새로운 도전을 이번 작품에서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이화영·이윤정(투란도트 역), 테너 한윤석·박지응(칼라프 역), 소프라노 서선영·신은혜(류 역) 등 실력파 중견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연주는 전주시향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최희준과 성남시향이 맡는다. 2만~12만원. ☎02-399-1000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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