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 검색엔진 규제하나…"불공정 거래 제동"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유럽연합(EU)이 처음으로 구글 등의 검색엔진 규제에 나선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려고 구글 같은 인터넷 거대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과 앱 개발자 등의 권리를 보호할 목적으로 규제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전했다.
초안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아마존이나 애플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제품 등 판매자들과 맺고 있는 관계 뿐 아니라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의 관행에 대해서도 규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U는 그동안 인터넷 거대 기업들이 그들의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에 불공정 거래 조건을 부과하는 '해로운'(harmful) 거래 관행을 규제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초안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들은 랭킹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이나 앱 개발자, 거래 당사자들이 랭킹이 하락하거나 아예 퇴출당하는 경우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법적 구제 조치를 신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하기로 했다.
EU는 초안에서 "온라인 중개 서비스업체들은 플랫폼 이용 기업들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플랫폼 사용 기업에 일방적으로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이어 "구글 등 검색엔진 랭킹은 불공정한 쪽으로 작동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해로운 영향력을 끼친다"고 덧붙였다.
초안에 따르면 구글 등은 기업에 검색엔진 알고리즘 작동에 대한 솔직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랭킹이 '선의에 따라'(in good faith) 정해지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구글 등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인터넷 거대 기업들에 맞서 항의를 제기할 경우 향후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 새 규제 법이 필요하다는 게 EU의 입장이다.
초안은 "검색엔진 이용 업체들은 비정상적이거나 불필요한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사법제도 등 현행 제도의 효율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EU 회원국들은 온라인 중개 서비스업체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검색엔진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일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EU 집행위는 권고했다.
EU는 종업원 50명 이상의 온라인 중개 서비스업체에 대해서는 이용 고객 기업들의 불만을 처리하는 전담부서를 만들도록 할 방침이다.
불만이 있는 기업들의 경우 먼저 제소 이전에 해결책을 찾도록 유도하고 중재가 필요하면 소송비의 최소 절반 이상을 온라인 중개 서비스업체가 부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번에 새롭게 도입할 규제 안은 플랫폼과 기업과의 관계에서 공정함과 투명성을 증진하는 데 오로지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조만간 확정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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