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흡연대국' 오명 벗나…금연정책 신설기구 이관

입력 2018-03-15 10:57
중국, '흡연대국' 오명 벗나…금연정책 신설기구 이관

흡연폐해 경고 강화…담뱃값도 인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흡연자 수 3억5천만 명으로 세계 최대의 '흡연 대국'인 중국이 정부 기구 개편에 따라 금연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지난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된 국무원 기구 개편 방안에 따르면 기존에 공업정보화부가 담당했던 금연 정책이 신설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로 이관될 예정이다.

중국은 2003년 세계보건기구(WHO)의 금연 정책 협약에 가입해 2006년부터 이를 시행했으나, 지금까지는 금연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연초총공사(CNTC) 등 담배 산업을 담당하는 공업정보화부가 금연 정책까지 맡는 상황에서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대의 담배 생산국이자 흡연 국가가 됐다. 세계 흡연자 3명 중 1명이 중국에 살며, 이들은 세계 담배 소비의 44%를 차지한다. 전체 인구에서 흡연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7%로, 세계 평균(22%)보다 더 높다.

하지만 흡연으로 인한 건강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더는 이를 방치할 수 없게 됐다. 중국에서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한해 100만 명에 달하며,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10만 명에 이른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금연 정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전개될 전망이다.

하나는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경고하는 문구 등을 담뱃갑에 부착하는 비율이 중국에서는 아직 30%에 불과한데, 이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대부분 문자로 이뤄진 경고를 '사진'으로 바꿔 경고 효과도 높일 방침이다.

다른 하나는 담배 가격 인상이다. 중국 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담배 한 갑의 가격이 5위안(약 850원) 안팎에 불과한데, 이를 인상해 금연을 유도할 계획이다.

다만 국유기업인 담배 회사의 수익이 국가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금연 정책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년보다 6.3% 감소했지만, 2016년 중국 담배 회사의 수익은 972억 위안(약 17조원)에 달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의 우이췬 연구원은 "금연 정책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이관은 중국 정부의 금연 정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며 "금연 정책이 담배 산업의 족쇄에서 벗어남으로써 그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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