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삐걱'…3명 중 2명 이탈
'교추본' 모바일 투표에 김선유 반대, 박성호 중도 이탈…결과 발표 강행 주목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오는 6월 경남도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보수 진영 후보들이 단일화 추진에 갈등을 겪고 있다.
14일 경남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힌 보수 성향 후보 등에 따르면 김선유 전 진주교대 총장, 박성호 전 창원대 총장, 이효환 창녕제일고 교장(가나다 순)은 지난달부터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교추본)를 통해 단일화를 논의해왔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교추본은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한 서경석 목사가 대표로 있는 새한국국민운동본부 등 보수 성향 6개 단체로 구성된 단체다.
교추본은 후보 단일화를 위한 투표를 추진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김 전 총장은 투표 방식(모바일) 등을 문제 삼아 불참을 결정했다.
김 전 총장 측은 "후보자들끼리 단일화에 협의하기로 진작 얘기가 됐는데 왜 교추본이 나서는지 의문"이라며 "공정하고 신뢰가는 단일화 추진 방식에는 반드시 응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교추본은 이달 박 전 총장과 이 교장에 대해서만 모바일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권은 3개월치 회비에 해당하는 3천원을 낸 회원들에 한해 주어졌다. 걷은 돈은 모바일 투표 등에 필요한 경비로 쓴다고 교추본은 설명했다.
그러나 투표 시작 이후에는 박 전 총장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투표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박 전 총장 측은 "우리는 12일 오후가 돼서야 모바일 투표 진행 사실을 전달받았는데, 투표는 지난 11일부터 시작됐다"며 "그 사이 상대 후보 측에서는 43명이 이미 투표를 완료한 것으로 교추본을 통해 파악했다"며 반발했다.
이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추본의 투표 결과 발표는 수용할 수 없다"며 "발표가 이뤄질 경우 교추본과 각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투표에 참여한 상대 후보인 이 교장은 "전후 사정은 교추본에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면서도 "단일화를 (논의)해왔는데 나머지 후보들이 빠진 셈이어서 (단일화) 논의 가치가 없는 것 같다"며 상대 후보들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교추본 측은 "지난 11∼13일 투표를 진행, 도내에서 920여명이 투표를 완료했다"며 "박 전 총장 측은 선거 준비를 못했다는 등 이유로 선거 마지막날 투표 불참을 선언했지만 교추본에서는 다음주께 어느 후보가 더 적합한지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거를 3개월 가까이 남겨둔 시점에서 이처럼 각 후보들이 단일화를 둘러싼 구체적 방식 등을 두고 입장을 달리함에 따라 향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진보 진영 후보인 박종훈 현 교육감과 차재원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역시 민주노총 경남본부 등의 중재로 단일화를 논의 중이지만, 방식 등을 두고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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