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인대에 60년 이상 참석한 89세 최장수 대표에 관심 집중
"전인대 안건에 반대표 한번도 안 던져"…거수기 노릇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0일 폐막될 예정인 가운데 5년 주기의 전인대에 60년 이상 참석한 80대의 최장수 대표가 중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관영 신화망 등에 따르면 산시(山西)성 핑순(平順)현 시거우(西溝)촌에 사는 89세의 선지란(申紀蘭·여)씨는 올해에도 베이징(北京)의 전인대에 참석했다. 중국 전체 3천명에 가까운 전인대 대표의 일원으로서다.
선 대표는 지난 1월 전인대 대표로 뽑혔다. 1954년 이후 5년마다 실시되는 지방 인대에서 13차례 연속 당선됐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2023년까지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다.
신화망은 "선 대표는 올해도 특유의 감색 정장 차림에 염색한 단발머리를 하고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최장수 전인대 대표이고 아무도 그 기록을 깨뜨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골마을 농부인 선 대표에 대해 많은 사람이 향촌 정치체제의 개방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면서 "엘리트 계층에 제한되지 않고 각계각층 인물을 포함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초등학교만을 졸업한 선 대표는 1950년 중반 타이항(太行) 산마을에서 임금차별을 받던 여성들의 농사 참여를 독려해 '남녀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한 여장부로 통한다. 주민 복지를 위한 공장과 채소공장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 대표는 2013년 언론 인터뷰에서 '전인대 안건에 대해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밝혀 '거수기 노릇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선 대표는 "처음 전인대에 참석할 때 베이징까지 600여 ㎞를 나흘간 갔으나 지금은 고속철로 당일 도착할 수 있다"며 "배불리 먹지 못하는 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에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을 목전에 둔 지금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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