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소환] "말 아껴야" "역사에서 마지막이길"…6문장 입장문서 유감
대국민 사과로 자세 낮추면서도 유감 표명…"민생경제, 안보엄중" 언급도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문장, 222자 짜리 입장문을 통해 검찰 조사에 대한 유감을 간접 토로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 현관 앞 포토라인에서 약 1분 10초간 읽은 입장문에서 우선 "참담한 심정"과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을 언급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합니다"라는 말로 유감을 나타냈다. 이 말에 앞서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라고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의 이날 입장문은 지난 1월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며 검찰 수사에 강하게 반박했던 것보다는 톤다운된 내용이었지만 검찰 조사에 유감을 표현한 맥락은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이 역사에서 더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은 검찰 수사가 정치적 보복에 불과하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20여개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최측근인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생각이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21일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는 단 두 문장, 29자의 발언을 8초만에 한 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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