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알레르기 피해 2년새 2배↑…영유아·어린이 사고 많아"

입력 2018-03-14 10:05
수정 2018-03-14 10:11
"식품 알레르기 피해 2년새 2배↑…영유아·어린이 사고 많아"



한국소비자원 "주의·환기 표시, 사업자 면책용 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사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알레르기 주의·환기 표시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2015∼2017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식품 알레르기 관련 위해 사고가 총 1천853건이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에는 2015년(419건)보다 2배 늘어난 835건이 접수됐다.

식품 알레르기 위해 사고 4건 중 1건(451건, 26.6%)은 10세 미만의 영유아·어린이 안전사고였다.

소비자원이 어린이 대상 식품 등 120개 제품의 알레르기 표시실태를 조사했더니 주의·환기 표시를 한 제품이 91개(75.8%)에 달했다.

알레르기 주의·환기 표시란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 외에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과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같은 제조과정에서 생산해 불가피하게 혼입 가능성이 있는 경우 주의사항 문구를 표시하는 것을 말한다.

<YNAPHOTO path='AKR20180314059400030_02_i.jpg' id='AKR20180314059400030_0201' title='[한국소비자원 제공]' caption=''/>

그러나 조사대상 어린이 음료 30개 중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은 8개(26.7%)에 불과했지만 28개(93.3%) 제품이 별도의 주의·환기 표시를 통해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었다.

특히 복숭아·토마토 등 일부 알레르기 유발물질은 대부분의 제품에 주의·환기 표시되어 있어 해당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는 음료를 사기 어려워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실제 원재료로 사용하지 않은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사업자가 자유롭게 주의·환기 표시를 할 수 있어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소비자가 표시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아울러 "주의·환기 표시된 성분이 검출돼도 식품 회수대상에서 제외돼 이 제도가 사업자의 회수 면책 목적으로 오용될 수 있다"고 소비자원은 강조했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레르기 주의·환기 표시를 폐지하고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청할 예정이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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