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대동맥 질환 위험↑"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축농증, 요도염 등 세균 감염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계 항생제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브왼 파스테르나크 약리역학 교수 연구팀이 전국처방약기록부, 전국환자등록부 등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2006년 7월에서 2013년 12월 사이에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 치료를 받은 36만88명과 다른 종류의 항생제인 아목시실린 치료를 받은 같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동맥 질환인 대동맥류(aortic aneurism)와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플루오로퀴놀론 그룹이 아목시실린 그룹보다 6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스테르나크 교수는 밝혓다.
최근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가 대동맥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그는 밝혔다.
이 결과는 그러나 앞서 발표된 종단 연구결과들보다는 위험의 강도가 그리 크지는 않은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 결과는 또 상대적 위험일 뿐이며 절대적 위험은 상당히 낮다고 파스테르나크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 결과는 현재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측면을 감안해서 해석돼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와 대동맥 질환 사이에 연관이 있는 이유는 이 계열의 항생제가 체내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MMP)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파스테르나크 교수는 설명했다.
이 효소는 건염(tendinitis), 건파열(tendon rupture)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16년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대동맥류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지나가는 동맥의 한 부분이 탄력을 잃고 얇아지면서 풍선같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얇아진 자동차 타이어처럼 갑자기 파열해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의 내막이 찢어져 혈액이 대동맥 중막으로 들어가면서 대동맥이 내층과 외층으로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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