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매파' 폼페이오, 대북 협상 수장으로 역할 변경
지난해 '김정은 정권 교체론 주장'→올해 대북 협상 막후 지원
트럼프에 일일 정보브리핑 하며 두터운 신뢰구축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새 국무장관에 지명한 마이크 폼페이오(54)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대북 매파로 꼽혀왔던 인사다.
그는 대표적인 비둘기파였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는 달리 김정은 북한 정권 교체론까지 주장할 정도로 북한에 대해 강경했지만,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화해 국면에서 한국 정보당국과 '핫라인'을 유지하며 극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지난해 7월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 개발 능력과 핵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며 북한 정권교체를 지지했다.
또 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핵미사일) 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데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폼페이오 국무장관설'이 나오자 뉴욕타임스(NYT)는 "폼페이오의 강경한 성향이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을 억제하기보다는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틸러슨의 낙마는 국무부를 매파의 둥지로 바꿀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 작전의 성과가 나타나고, 남북 간 해빙 무드에 따라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이 엿보이자 폼페이오 국장은 180도로 달라진 자세를 취했다. 그는 한국 정보당국과 끈끈한 물밑 협력을 유지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막후에서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뒤 미 국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급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전면에 나서 방어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실언'으로 정상회담에 전제조건이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지난 11일 폭스뉴스 방송에 직접 출연해 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용의, 미사일 시험 중단, 한미 군사훈련 용인' 이외에 추가적인 전제는 없다고 못박은 것이 대표적이다.
폼페이오 국장은 '북한 정권교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주저치 않고 "그렇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정보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일 정보보고를 하며 두터운 신임을 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인 그가 대북 협상 최고사령탑을 맡음에 따라 향후 대북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화당의 텃밭인 캔자스에서 연방 하원의원을 3차례 역임한 그는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기갑부대 장교를 거쳐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큰 정부'에 반대하는 티파티 운동 바람이 거셌던 2010년 중간선거를 통해 연방 의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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