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턱에서 발 돌린 하민송, 브루나이에서 아쉬움 달랠까
3년 전에도 장하나에 역전패하고 두 달 후 첫 우승 거머쥔 '좋은 기억'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장하나(26)가 지난 11일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897일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하고 눈물을 흘렸을 때 연장전 상대였던 하민송(22)은 931일 만의 우승이 좌절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간절함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2015년 8월 보그너MBN여자오픈에서의 생애 첫 우승 이후 3년이 다 되도록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지 못한 하민송 역시 장하나만큼이나 우승이 간절했다.
눈앞에서 놓친 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민송은 브루나이 엠파이어호텔 컨트리클럽(파71·6천397야드)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두 번째 우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17일 개막하는 이번 대회에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렸던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2위 하민송과 3위 지한솔(22)을 비롯해 이승현(27), 김지현(27). 오지현(22) 등 102명의 국내외 선수들이 출전한다.
2014년 KLPGA 무대에 데뷔한 하민송에게 지난주 호찌민 대회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
1·2라운드에 모두 선두를 지켰고, 마지막 3라운드도 불안한 출발을 딛고 후반에 저력을 과시하며 장하나와 공동 선두로 마쳤다.
여러 차례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연장 3차까지 승부를 이어갔으나 3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며 2승의 꿈이 날아갔다.
공교롭게도 하민송은 3년 전에도 장하나에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패한 기억이 있다.
2015년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하민송은 3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승의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마지막 4라운드에서 장하나에 역전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도의 긴장감에 실수를 연발했던 하민송은 두 달 후 기다렸던 첫 우승을 차지했고 "최종 라운드 역전패가 오히려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연장 역전패의 아픈 기억을 보약 삼아 하민송이 브루나이에서 오래 기다린 두 번째 승전보를 전할지 주목된다.
하민송은 "아직 시즌 초반이고 기회는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난주 아쉬웠던 것은 잊고, 이번 대회에서도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한다면 다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신설된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은 시즌 세 번째, 올해 들어 두 번째 KLPGA 투어 대회다. 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CLPGA), 브루나이골프협회(BDGA)와 공동 주관한다.
첫 두 대회 우승자인 최혜진(19)과 장하나, 그리고 지난 시즌 KLPGA 투어 전관왕에 빛나는 이정은(22)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