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장 "나도 인종차별 겪어…소셜미디어 혐오발언 조치해야"

입력 2018-03-13 17:02
런던시장 "나도 인종차별 겪어…소셜미디어 혐오발언 조치해야"

트위터 통해 받은 살해위협 등 공개…"업체들 대응 안하면 독일 이상 제재 부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이 자신에게 가해진 살해 위협 등의 혐오발언을 공개하면서 소셜미디어 업체들에게 필요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2일(현지시간) 일간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계 무슬림(이슬람 신자)인 칸 시장은 이날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가진 연설에서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게 전달된 몇몇 혐오발언 사례를 소개했다.

"반역죄는 이 나라에서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당신의 이름이 그 리스트의 맨 위에 있다", "사디크 칸을 처형하는 사람에게 사례하겠다", "런던 시장을 죽이는 것은 무슬림 테러리스트를 없애는 것과 같다", "모든 무슬림을 추방하고 런던을 다시 하얗게 만들자.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사디크 칸은 게이 무슬림 테러리스트다" 등의 혐오발언이 칸 시장에게 가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칸 시장은 "계속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겠다. 내가 이를 공개한 것은 피해자로 비치거나 동정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런 일이 소수집단의 배경을 가진 소년과 소녀, 정치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칸 시장은 이어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이러한 혐오발언을 막을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한편 급진주의자들이 다른 이들을 선동하고 세뇌시키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다른 업체들이 이같은 비판에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신고절차에 대한 대응이 빨라지고 효율화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더 신속하고 나은 조치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만약 업체들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독일 정부가 했던 것 이상의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소셜미디어 사업자가 차별·혐오 발언이나 가짜뉴스를 방치할 경우 최고 5천만 유로(640억 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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