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법적 구금조사 '쌍규' 대신 법절차 따른 '유치' 제도 도입
감찰기관, 법조항 자의적 적용한다면 인권침해 논란은 여전할 듯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이 반부패 조사 때 초법적인 '쌍규'(雙規·기율당국이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형사 입건 전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 대신 '유치'(留置)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관계자가 13일 밝혔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원회 리젠궈(李建國) 부위원장은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심의중인 국가감찰법 초안은 감찰기관에 필요한 권한을 주되 엄격한 법 절차에 따르도록 했다면서 유치제도 도입 계획을 설명했다.
우선 감찰법 초안은 감찰기관이 뇌물수수·직무상 과실·직권남용 범죄사실에 대해 일부 증거를 확보했지만 추가로 조사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범죄가 중대하고 복잡하거나 피조사인이 도주·자살 또는 공모해 증거를 조작·은닉·훼손할 정황이 있을 경우 절차에 따라 피조사인을 특정 장소에 유치할 수 있으며 이 유치 장소의 설치나 관리는 관련규정에 따르도록 했다.
리 부위원장은 감찰위원회에 조사 권한과 수단을 부여하되 기존 쌍규 대신에 유치 제도를 도입하라고 감찰법에 규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치 절차는 피조사인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시(市)급 이하 감찰기관이 피조사인을 유치할 경우 상급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했고, 성(省)급 감찰기관은 국가감찰위원회에 보고토록 했다.
유치 기간은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차례 연장할 수 있으며 연장시간도 3개월을 넘길 수 없도록 했다고 리 부위원장은 밝혔다.
아울러 유치 후 조사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 24시간내에 소속 회사와 가족에 통보하도록 했다.
쌍규는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으로 형사 입건하기 전에 구금 상태에서 조사하는 관행으로 시간과 장소에 대한 제한이 없어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유치 제도 역시 감찰기관이 법조항을 자의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많아, 그와 관련해서도 인권침해 논란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감찰위는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 조직 등을 통합한 거대조직이며, 전인대는 이번 회기에 국가감찰법을 의결할 예정이다.
국가감찰위는 공산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중앙기율위와 달리 당원 이외에 공무원·기업인·판사·검사·의사·교수 등 공적인 영역에 있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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