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식, 시민배심원단 논의 가능할까
송하진 전북도지사 "기본전제 해결되면 배심원단 운영 수용"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개발방향을 놓고 전북도-전주시의 갈등으로 수년째 표류하는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 문제를 시민배심원단이 논의할지 주목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13일 열린 제351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종합경기장 개발방향에 대해 배심원단 운영 등 숙의민주주의를 통한 해결도 좋은 방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하진 지사는 이날 양용모 의원이 '전주종합경기장 개발방향을 논의할 시민배심원단 운영에 대해 전주시장 후보들이 수용한다면, 이를 공약화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의하자 이같이 답했다.
송 지사는 "숙의민주주의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 사업재개 여부를 시민참여단 471명이 한 달간 치열한 숙의 과정을 거쳐 결정했던 방법"이라며 긍정적 입장을 내보였다.
다만,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해결된 이후 시민배심원단을 운영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주시가 개발에 따른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및 세부운영계획, 종합경기장 용지 양여조건 등 부합 여부 전북도와 최종 협의, 민원 해소방안 마련 등의 사유로 행정안전부에서 재검토 처분된 이후로 그 사유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 등 전제조건을 다시 설명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전제조건을 건다면 협의나 숙의민주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전제조건 없이 시민배심원단을 운영할 생각은 없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그는 "정책구상단계에서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민참여나 논의가 가능하지만 법적·행정적으로 상당히 진행된 정책에서는 그게 어렵다"면서 "숙의민주주의를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자는 것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전주시에 전제조건 이행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은 전주시가 총 1천600여억원을 투입, 종합경기장(12만여㎡)을 허물고 그 자리에 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2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짓는 것을 말한다.
애초 전주시는 재정이 열악한 점을 고려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선택, 2012년 롯데쇼핑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고 롯데쇼핑에 종합경기장 용지의 절반을 주기로 했다.
대신 롯데쇼핑은 도심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따로 건립해준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선 6기 김승수 시장은 지역상권 붕괴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전임 송하진 시장 때 계획했던 쇼핑몰과 호텔 신축을 일단 유보하고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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