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기초의원 3·4인 선거구로 풀뿌리 다당제 실현"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 시·군의회 의원 선거구획정 최종안이 제출된 가운데 도내 소수정당들이 4인 선거구를 합리적으로 확대한 선거구획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하선영 경남도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남도 시·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 획정안에서 3∼4인 선거구를 늘였지만, 다당제와는 거리가 멀다"며 "서부경남에 4인 선거구가 몰린 것은 특정 거대정당을 위한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획정위가 만든 4인 선거구 14곳 중 9곳은 서부경남이고, 기존 4인 선거구가 있었던 곳은 함양군 1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수정당 후보가 나올 수 있고 다당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도시에 3∼4인 선거구가 적합하다"며 "소수정당 후보 출마 자체가 힘든 서부경남에 8곳의 4인 선거구를 만든 것은 특정 거대정당의 복수당선을 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또 "자유한국당이 (선거구획정안을) 2인 선거구로 조정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오는 16일 획정안 심의 의결이 이뤄지는 도의회 본회의에서 반대 토론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지난 12일 "지역정치의 풀뿌리 단위부터 다당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한 기초의원 선거구에 3∼4인을 뽑는 중대선거구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획정위 안을 두고 현재 한국당이 4인 선거구를 반대한다고 알려졌다"며 "지방자치 본격화 후 수십 년 동안 일당이 독점적으로 경남도의회를 지배하면서 비난 대상으로 전락한 기초의회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여 위원장은 "선거제도와 선거구획정은 당리당략에 따라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치를 정상화하고 지방의회의 다양성 확보, 가장 중요한 표의 등가성 원칙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모든 정당은 선거구획정위 획정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도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구획정안에 대한 한국당의 반대기류와 관련해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만들려는 것은 소수정당을 지지하는 도민의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며 "기초의원 선거구는 현행 법상 중선거구제 취지에 맞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3∼4인 선거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석 위원장은 3∼4인 선거구를 확대한 획정안 유지를 위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한국당의 '2인 선거구 분할 시도'를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 선거구획정안 도의회 심의 의결을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획정위는 지난 12일 도내 시·군의원 선거구획정 최종안을 도에 제출했다.
이번 획정위 최종안을 보면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4인 선거구가 2곳에서 14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2인 선거구는 62곳에서 38곳으로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그러자 도의회 55명 의원 중 48명을 차지한 한국당 도의원을 중심으로 4인 선거구가 늘어나면 책임정치가 어렵고 선거비용도 많이 든다는 점 등을 이유로 획정위 최종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