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가 피란길 동행한 마부에게 준 교서, 일본서 발견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교토대 도서관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 제14대 임금 선조(재위 1567∼1608)가 임진왜란 때 피란길에 동행했던 마부 오연(吳連)에게 하사한 교서(敎書)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해외한국학자료센터는 지난달 일본 교토대 부속도서관 서고를 조사해 오연이 받은 호성공신교서를 비롯해 한국 자료 500여 점을 찾았다고 13일 밝혔다.
호성공신(扈聖功臣)은 선조가 의주까지 갈 때 공을 세운 사람 86명을 지칭한다. 선조는 1604년 6월 호성공신을 3등급으로 나눠 책봉했다. 그중 1등은 이항복과 정곤수뿐이었고, 2등에는 신성군 이후와 정원군 이부 등이 포함됐다.
내시와 이마(理馬), 의관 등은 대부분 3등에 올랐다. 사복시에서 말을 관리하던 잡직인 이마였던 오연은 조선왕조실록에 기재된 호성공신 명단 중 끝에서 두 번째에 이름이 있다.
호성공신교서는 문신과 의관이 받은 약 10점이 전하는데, 선조가 류성룡·이충원·이헌국 등에게 준 교서는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일본에서 나온 오연의 호성공신교서는 이마의 교서 중에는 처음으로 확인됐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금속활자 경오자로 찍은 병서인 '역대병요'(歷代兵要)도 찾아냈다. 경오자는 조선 전기 명필로 이름난 안평대군의 글씨를 본보기로 삼아 1450년에 만든 활자로, 세조가 1455년 즉위한 뒤 폐기했다고 전한다. 현재 경오자로 인쇄한 책은 6종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연구원은 세종의 아들인 평원대군이 소장했던 책 '대학연의'(大學衍義)와 조선 후기에 온갖 성씨의 계보를 모아 엮은 서적인 '만성보'(萬姓譜)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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