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 영토분쟁 섬에 미국 기업이 발전소 건설 계획

입력 2018-03-13 09:34
일·러 영토분쟁 섬에 미국 기업이 발전소 건설 계획

사할린 주지사 현지 언론에 공개, 일 '제3국 기업 경제활동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하나인 시코탄(色丹)섬에 미국 기업이 디젤 발전소를 건설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이들 섬에서 러시아와 일본 이외 제3국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면 러시아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NHK에 따르면 올레그 니콜라에비치 코제미야코 러시아 사할린주 지사는 12일 유지노사할린스크에서 현지 언론에 미국 기업이 올해 9월까지 시코탄섬에 디젤 발전소를 건설한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초 발전용량은 5메가와트지만 내년에 시설을 확장해 발전용량을 30메가와트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코제미야코 지사는 "미국 기업이 투자키로 합의했다"면서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유수의 기계 메이커 이름을 거론했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시코탄섬에 건설 예정인 수산물가공장 건설과 운영에 이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쿠릴열도 개발에 일본 이외 제3국 기업에도 투자를 요청해 왔다. NHK는 이번에 미국 기업의 참여를 끌어낸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일본의 투자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제3국 기업의 이들 섬에서의 경제활동은 러시아의 실효지배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1855년 제정 러시아와 체결한 통상 및 국경에 관한 양자조약을 근거로 쿠릴 4개 섬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쿠릴열도를 실효지배하는 러시아는 열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전승국과 패전국간 배상 문제를 규정한 국제법적 합의(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등)에 따라 합법적으로 러시아에 귀속됐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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