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 황산화물 배출 감축 설비 장착 원유선 첫 건조
초대형 원유운반선 세계 첫 적용…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영암=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현대삼호중공업이 2020년부터 시행되는 황산화물 배기가스 규제를 앞두고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황산화물 가스세정기(SOx Scrubber)를 장착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건조해 13일 명명식과 인도서명식을 열었다.
건조한 선박은 그리스 알미사가 2016년 8월 발주한 2척 중 하나다.
원유 31만t을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으로 길이 336m, 폭 60m, 깊이 30m 규모다.
선박 방향타와 프로펠러에 연료 효율을 높이는 각종 설비를 장착했으며 국제해사기구(IMO)가 규제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장비를 설치했다.
특히 초대형 유조선에 황산화물 배출량을 감축하는 가스세정기가 장착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가스세정기는 높이 11m, 폭 8.3m 크기로 배기가스를 바닷물로 세척해 황산화물을 제거한다.
이 장비를 활용하면 선박이 내뿜는 배기가스 중 황산화물을 기존 3.5% 이상에서 0.5%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사측은 전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대형 설비 설치를 위해 선박 굴뚝과 가스세정기가 설치된 하부 구조물 크기를 340%가량 키워 시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친환경 선박 건조에서 사업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 소브콤플로트사로부터 LNG 연료 유조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해 건조 중이다.
같은 해 8월에는 질소산화물(NOx)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를 장착한 선박도 세계 최초로 터키 디타스사에 인도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상선 9만2천여 척 중 2020년 국제해사기구의 황산화물 규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선령 20년 이상 되는 선박은 절반가량인 4만6천여 척에 달한다.
조선업계는 이 중 실제 교체가 예상되는 선박은 전체의 10%에 육박하는 8천∼9천여 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