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 "北 모든 핵시설 공개가 가장 중요"
'북핵 역량 일부 처음부터 파괴' 방안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이 우라늄과 플루토늄과 같은 핵 물질 생산뿐만 아니라 모든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면서 "이런 물질들과 핵탄두를 얼마나 생산했는지도 (공개해야 한다), 또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들에 대한 질문에 "우선 관련 시설에 대한 접근이 계속 허용돼야 한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숨기기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VOA가 13일 전했다.
그는 "이란 핵합의와 같은 매우 실패한 합의는 피해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검증 첫날부터 북한이 모든 시설에 대한 공개를 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자신들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가 있는지 모른다. 북한이 걸리지 않고 숨기기는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문제는 북한이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공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 다음 단계는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제거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라면서 "그렇다면 (핵무기 역량) 일부를 처음부터 파괴하는 거죠.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말이죠"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그는 북한의 비밀핵시설 운영 여부와 관련,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접근만을 허용하는 게 아니라 모든 핵 시설을 완전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영변 이외의 지역에서도 핵무기 관련 움직임과 핵 물질이 생산된다는 여러 신호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제거 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비핵화가 이뤄진다면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라면서 "북한은 핵 물질을 포함해 핵무기를 약 20개에서 60개 보유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는 6개 정도에 불과했다.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지적한 뒤 "북한의 경우는 매우 복잡하며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 접근해야 한다. 몇 달이 걸릴 수도 있고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12일(현지시간)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잠정적 동결에서부터 시작하는 단계적인 접근법에 동의하면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실제로 이뤄내는 것을 비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김정은 정권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생존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