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로봇과 춤춘 '의족 스노보더' 퍼디, 값진 은메달

입력 2018-03-12 19:25
[패럴림픽] 로봇과 춤춘 '의족 스노보더' 퍼디, 값진 은메달

스노보드 크로스 하지장애 결승서 같은 미국 허커비에 아깝게 져



(평창=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모델 겸 배우이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인 에미미 퍼디(39·미국)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퍼디는 1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크로스 여자 하지장애(SB-LL1) 종목 결승에서 같은 미국의 브레나 허커비보다 간발의 차이로 늦게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스노보드 크로스는 참가 선수가 예선 1, 2차 시기에서 좋은 기록으로 순위를 가려 16명이 16강에 오른 후 결승까지 두 명씩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자를 가린다.

무릎 아래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한 하지장애 종목에 나선 퍼디는 예선 1, 2차 시기에서 1분 09초 64의 기록으로 전체 참가 선수 중 2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 8강, 4강에서 상대를 차례로 꺾은 퍼디는 그러나 결승에서 허커비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퍼디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패럴림픽 개회식 때 로봇과 삼바 댄스를 춰 화제를 모았던 선수.



19세 때 세균성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퍼디는 의족을 착용한 채로 멋진 춤을 선보였다.

그는 병마 후유증으로 신장과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스노보드 선수로 변신해 새 삶을 시작했다.

2014년 소치 동계패럴림픽에선 동메달을 획득했고,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결승에 진출해 이름을 알렸다.

이어 리우 하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로봇과 감동적인 춤을 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퍼디는 은메달을 딴 후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은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한 것이다. 나는 극도로 신경을 쓰거나 걱정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면서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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