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지정된 흥국사 대형불화 재질은 삼베 아닌 비단"

입력 2018-03-13 08:00
수정 2018-03-13 09:12
"보물 지정된 흥국사 대형불화 재질은 삼베 아닌 비단"

성보문화재연구원, 괘불탱 7건 정밀조사 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보물 제1331호로 지정된 '흥국사 노사나불괘불탱'은 높이 12.7m, 폭 7.7m에 달하는 대형불화다.

이처럼 높이 5m를 넘는 불화를 '괘불탱'(掛佛幀)이라고 하는데, 평소에는 함에 넣어 보관하다 야외에서 법회를 치를 때면 꺼내서 사용한다.

지난 2015년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성보문화재연구원(원장 지현 스님)은 지난해 흥국사 노사나불괘불탱을 조사해 그동안 삼베로 알려졌던 이 불화의 바탕 재질이 비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불화의 비단은 세로로 길쭉한 22폭을 하나로 연결한 형태로 드러났다. 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비단 폭을 제외하면 비단 한 폭의 너비는 37㎝ 내외였다.

연구원은 흥국사 노사나불괘불탱을 담는 궤(櫃)도 함께 조사해 궤의 제작 시기가 1688년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이는 노사나불괘불탱이 조성된 1759년보다 71년 이른 것이다.

이에 대해 성보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괘불탱은 오래 사용하면 훼손돼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흥국사에는 현존하는 노사나불괘불탱 이전에 또 다른 괘불탱이 있었고, 이 괘불탱을 1688년에 제작한 궤에 보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작년에 조사한 또 다른 괘불탱인 '다보사 괘불탱'(보물 제1343호)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약 80개보다 70여 개 많은 151개의 범자(梵字)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범자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를 적는 데 사용한 문자로, 불화에 범자를 쓰는 것은 불상에 발원문과 사리, 경전 등을 봉안하는 불복장과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연구원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상주 남장사 영산회괘불탱'에 대해 시주자와 조성 기록 등을 알 수 있는 복장 유물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외에도 지난해에 '화엄사 영산회괘불탱'(국보 제301호), '용봉사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262호), '죽림사 세존괘불탱'(보물 제1279호), '미황사 괘불탱'(보물 제1342호)의 조사를 마쳤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괘불탱 현황과 채색 정보, 문양, 관련 유물 등을 정리한 보고서 7권을 출간했다.

연구원은 올해도 '안심사 영산회괘불탱'(국보 제297호), '보살사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258호), '광덕사 노사나불괘불탱'(보물 제1261호), '금탑사 괘불탱'(보물 제1344호), '선석사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608호), '봉선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보물 제1792호), '직지사 괘불탱'(비지정) 등 7건을 조사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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