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열 올리던 지상파들, 패럴림픽은 '찬밥'
KBS, 비판 이어지자 뒤늦게 편성 시간 늘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주요 드라마와 예능까지 결방해가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올인'했던 지상파 방송국들이 패럴림픽 중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럴림픽 역시 평창에서 열리고 있고, 특히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신의현이 메달을 따는 등 성과도 내자 하이라이트 영상뿐만 아니라 생중계로도 경기를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장애인 관련 단체 측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KBS는 채널이 2개인 점을 활용해 중계시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12일 KBS에 따르면 당초 특집을 제외하고 생중계와 하이라이트를 합해 총 25시간을 패럴림픽 방송에 쓸 예정이었지만, 생중계를 늘려 특집 포함 총 41시간을 방송하기로 했다.
KBS 측은 "심야 하이라이트보다 라이브를 우선하자는 기본 원칙에 따라 생중계 시간을 늘리고 온라인 사이트인 '마이K'에서는 전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른 지상파 방송국들은 큰 변화를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채널이 한 개뿐인 데다, 이미 올림픽 기간 주요 드라마와 예능을 장기간 결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MBC와 SBS 주간 편성표를 보면 심야 시간 패럴림픽 하이라이트를 편성한 것 외에는 중계를 찾기 쉽지 않다. MBC는 총 약 18시간, SBS는 총 32시간 정도였으나 최근 편성시간 확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패럴림픽 관련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데다 광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채널이 하나뿐인 우리로서는 경기 생중계를 그렇게 많이 편성할 수 없는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패럴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음에도 100시간을 편성한 프랑스 FT, 94시간 중계하는 미국의 NBC, 62시간을 편성한 일본 NHK 등 외국에 비해 크게 중계시간이 적은데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관련 뉴스 댓글을 통해 패럴림픽 중계시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
패럴림픽에서 첫 메달을 선물했지만, 다른 예능 방송에 가려 그 순간을 국민과 함께하지 못했던 신의현 역시 시상식 후 "패럴림픽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주셨으면 좋겠다. 방송중계도 늘려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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