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정규리그 우승 숨은 공신 벤슨 "원주는 나에게 큰 가족"

입력 2018-03-12 10:08
DB 정규리그 우승 숨은 공신 벤슨 "원주는 나에게 큰 가족"

한국서 7년 뛰고 올해 끝으로 은퇴 계획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진짜 그런 외국인 선수는 처음 봤어요. 그래서 또 내가 운이 좋다는 거죠."

프로농구 원주 DB 이상범 감독이 칭찬한 선수는 로드 벤슨(34·206.7㎝)이었다.

벤슨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4.3점을 넣고 9.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골밑을 충실하게 지켰다.

벤슨과 김주성(205㎝), 윤호영(197㎝) 등 '트리플 타워'를 앞세운 DB는 11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그런데 이상범 감독은 벤슨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사실 이번 시즌 DB의 외국인 선수 '1 옵션'은 디온테 버튼(24·192.6㎝)이었다.

버튼은 23.6점에 8.5리바운드, 3.7어시스트로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이 감독이 벤슨을 칭찬한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벤슨은 버튼보다 10살이나 더 많고, 한국 무대 경력도 7년으로 올해가 데뷔 무대인 버튼과 비교도 어렵다.

그러나 철저히 '조연' 역할에 충실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11일 서울 SK와 경기를 앞두고 "벤슨이 사실 9일 경기 도중 부상이 있어서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지만 오늘 중요한 일전이라 뛰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외국 선수라면 누구나 개인 기록이나 출전 시간에 욕심을 내게 마련인데 이 선수는 특이하게도 전혀 그런 것이 없다"고 소개했다.



벤슨은 2010년 DB의 전신 동부를 통해 KBL에 데뷔한 선수다. 이후 2014-2015시즌을 제외하고는 늘 한국 팬들 앞에서 뛰었다.

또 2012-2013, 2013-2014시즌에만 창원 LG와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을 뿐 나머지 5년은 동부 또는 DB에서 활약했다.

현대모비스에서 뛴 2012-2013, 2013-2014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작 가장 오래 뛴 DB에서는 준우승만 두 차례 기록했다.

30대 중반을 향하는 벤슨은 다음 시즌 KBL에서 모습을 볼 수 없다.

2018-2019시즌부터는 외국인 선수 신장이 200㎝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나이도 들고, 몸 상태도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외국 리그 진출을 타진하기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하더라"며 "이 팀에 애착이 큰 선수라 마지막 시즌에 꼭 우승을 해보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고 칭찬했다.

벤슨은 11일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이후 홈 팬들 앞에서 인사말을 통해 "원주는 나에게 큰 가족(Big Family)과 같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결과를 다짐했다.

벤슨은 2011-2012시즌 DB의 전신 동부에서 뛰면서 김주성, 윤호영과 함께 유명한 '동부 산성'을 구축했다.

당시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져 준우승했지만 올해는 나란히 은퇴를 앞둔 김주성과 힘을 모아 다시 한 번 챔피언의 자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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