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신문, 정상회담 언급없이 내부 '사상교양전' 독려
'비핵화' 논의 정상회담 공표전 주민혼란 차단용 해석도
"최악의 역경 강행돌파해 가고 있어…미제와 추종세력 최후발악"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 매체들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와 북미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상교양을 강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으로 최후 승리의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온 나라에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이 세차게 나래 치도록 하기 위한 사상공세를 맹렬하게 벌려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각 분야에서 이들 정신을 바탕으로 해 나가야 할 일들을 거론하면서 "김정은 동지의 두리(주변)에 철통같이 뭉쳐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으로 주체조선의 강대성과 필승의 기상을 힘있게 떨쳐나가자"고 밝혔다.
이 신문은 "지금 우리 혁명앞에 가로놓인 난국은 엄혹하며 우리 조국은 사상최악의 역경을 단독으로 강행 돌파해 나가고 있다.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은 제재압살 책동을 극대화하고 무모한 핵전쟁 도발책동에 매달리며 최후발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상정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자라나는 새 세대들을 사회주의 조선의 믿음직한 역군, 앞날의 주인공들로 키우는데 커다란 힘을 넣어야 한다"라며 "새 세대들을 진짜배기 혁명가들로 튼튼히 준비시킴으로써 그들이 백두의 혈통, 충실성의 전통을 꿋꿋이 이어나가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가 중요 기념일과 같이 특별한 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이처럼 주민에 대한 '사상공세'를 강조하는 배경에 대해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4월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과 5월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아무런 설명 없이 갑자기 공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아직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며 최근까지 내부적으로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해온 상황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하면 주민들은 혼란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고 노동당만 믿고 따라오도록 사상교양 사업에 특별히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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