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에 울려 퍼진 장애인들의 '난타'…"소원 이뤘어요"
평창 두드림 팀원 8명, 성화봉송 '희망나눔' 축하공연 눈길
(평창=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 9일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가 개최지인 대관령면에 들어서자 주변에 북과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신명 나는 소리를 만들어 낸 사람들은 지체, 자폐성, 뇌 병변, 시각 장애를 가진 8명. 강원도 장애인종합복지관 평창분관 '두드림 팀' 팀원들이다.
이들은 대관령면 성화봉송 시작 지점에서 '평창의 노래' 등 난타 공연으로 동행의 불꽃을 맞이했다.
두드림 팀은 안방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무대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전문 난타 팀과 비교하면 실력은 부족하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내는 공연으로 희망을 나누길 바랐다.
성화봉송 축하공연은 그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뒤 팀원들은 "패럴림픽 무대 소원을 이뤘다"며 패럴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한몫을 해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드림 팀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은 물론 장애유형과 활동 경력도 다양하다.
이들은 2013년 장애인 해냄 평생대학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난타 리듬 익히기 수업에서 처음 북채를 잡았다.
일주일에 단 하루 수업을 듣지만, 이번 행사를 앞두고는 일주일간 매일 나와 연습했다.
수업 진도가 더딜 수밖에 없으나 고맙게도 자원봉사 활동가들이 장애인과 동행하는 데다가 팀원 중 6명은 처음부터 함께 활동한 고참이어서 팀워크 하나만큼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연하러 다닐 때마다 육체적으로 느끼는 불편함보다 공연을 통해 느끼는 자부심이 훨씬 컸기에 복지관에서 외부 공연 일정을 잡지 않으려 해도 팀원들이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한희석 팀 담당 사회복지사는 "열성을 다하는 지도자와 헌신적인 자원활동가들 덕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단계를 넘어섰다"며 "우리를 통해 다른 장애인들도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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