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우크라이나 바이애슬론 황제, 남편·아빠로서는 '빵점?'
평창서 역대 5번째 패럴림픽 금메달…"가족과 함께하는 날 1년에 20일 미만"
(강릉=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우크라이나의 장애인 바이애슬론 황제 비탈리 루키야넨코(40)는 훌륭한 선수지만 집에서 존경받는 가장은 아니다.
루키야넨코는 10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스프린트 7.5㎞ 시각 장애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역대 패럴림픽 5번째 금메달이다.
경기를 마친 루키야넨코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정보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 2018'과 인터뷰에서 기쁨과 감격을 얘기하다가 가족과 관련한 질문에는 다소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가족은 내가 운동하는 것을 굉장히 못마땅해 한다"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없이 운동만 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루키야넨코한테는 아내와 18세 아들, 각각 14세와 7세인 두 딸이 있다. 그는 각종 훈련을 소화하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느라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 1년에 20일이 채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루키야네코는 여전히 가족보다 스포츠가 우선이다. 5세에 시력을 잃기 시작한 그는 운동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았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10세에 타기 시작한 스키에 어느덧 30년의 인생을 바쳤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처음 출전해 패럴림픽에만 5번 참가했다.
그의 가족은 아무도 평창에 오지 않았다. '남편', '아빠'의 운동을 반대하기에 응원하러 올 이유도 없지만, 루키야네코 자신도 '방해될 수 있으니 오지 마라'고 했다고 한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