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北 기록영화, 북미정상회담 예측했다?

입력 2018-03-11 11:14
6년전 北 기록영화, 북미정상회담 예측했다?

'내가 본 나라', 美 대북특사 방북 그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이런 북미간 사건이 2012년에 방영된 북한 영화의 시나리오와 비슷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트위터에 북미정상회담 개최 성사에 " 북한 영화 '내가 본 나라'의 결말이다. 김을 동등한 자격으로 대우해달라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극받은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다"고 썼다.

'내가 본 나라'는 1980년대 말부터 북한 TV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5부작의 북한 영화다. 2012년 전파를 탄 제5부는 일본의 시각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말하는 전개를 쓰고 있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2009년 북한은 제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내가 본 나라'는 이 제2차 핵실험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상황을 그린다.

이에 일본 외교관들은 북한의 대화 요구를 수용한 미국의 결정에 실망한다.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의 용기와 대담성,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신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적힌다.

한 일본 외교관은 동료에게 "미국이 북한에 특사를 비밀리에 보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대북제재가 실패했고 미국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석방을 대화 수용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일본의 울분 속에서 2007년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전 주지사가 유력한 특사후보로 거론된다.

영화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승전가가 울리는 가운데 북한을 방문하는 모습으로 끝난다.(실제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9년 미국 여기자들을 석방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

한 일본인 관리는 "자격이 없는 북한에 중요한 누군가를 보내는 것은 일본에 굴욕"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는 익명의 기록영화 스타일로서 실제 사건들과 언론 보도들을 포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내가 본 나라'는 국제 외교무대에 북한의 핵무기 추구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며 2012년 이래 북미 양측에 많은 게 변했지만, 이 영화는 북한이 트럼프-김정은 면담을 바라보는 시각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루이스 연구원이 2012년 지적한 대로 이 영화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추구는 북한 정권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정권의 적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루이스는 "빌 리처드슨 대신 빌 클린턴의 방북을 보여주는 영화의 엔딩은 북한이 핵 외교를 보는 시각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화에 나오는 많은 세부사항은 트럼프-김정은 면담을 놓고 북한이 얘기할 것과 들어맞을 수 있다고 WP는 추측했다.

밴 잭슨 전 미 국방부 관리는 "김정은의 부친과 조부가 원했던 바다.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국가와 대등한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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