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안희정 쇼크' 충남에서 승리 노린다
이인제·이명수로 압축…"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내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이 '안희정 쇼크'를 지렛대 삼아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선거에서 승리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아성'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불거진 그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 파문 이후 지역의 밑바닥 민심이 변하면서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1일 현재 한국당의 충남지사 후보군은 이인제 전 의원과 이명수 의원 2명으로 압축되고 있다.
당초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이름도 오르내렸지만, 한국당은 이 전 총리를 유력 후보군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제 전 의원의 경우 충남 지역에 '열세 지역'으로 분류될 때부터 출마 의지를 보여 온 데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사실상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선당후사'의 자세를 가졌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총선 당시 지역구(충남 논산시계룡시금산군)에서도 패한 이 전 의원이 충남 전체를 아우르는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득표력을 보일지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충남지사 출마와 관련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당이 어렵고, 보수세력도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만 생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충남 행정부지사 출신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부분의 공직 생활을 사실상 충남 지역에서 한 만큼 충남 사정에 밝고, 지역 내 인지도도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 사이에서는 당초 출마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 이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인식이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충남지사 출마 여부와 관련해 "충남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한 만큼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충남 출신으로 지역이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도부는 현재 인물만 잘 내세우면 충남지사 선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서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안 전 지사의 최측근으로, '안희정의 동지, 문재인의 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안희정 마케팅을 벌여 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 운동을 전격 중단한 상태다.
심지어 최근에는 '불륜설'과 '내연녀 공천설'까지 터져 나와 그가 과연 선거에서 완주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또 다른 민주당 예비후보인 복기왕 전 아산시장도 당분간 공식 일정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간 안 전 지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선거 운동을 해 온 양승조 의원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 역시 민주당에 불리한 이번 사태의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특히 민주당이 안 전 지사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충남지사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대여(對與)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충남 홍성·예산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홍문표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충남도에서 도지사를 비롯한 모든 전 후보를 내면 안 된다"며 "과거 경선 때 안 전 지사를 가장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얘기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