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숙원' 충무로 서울시네마테크 밑그림 나왔다

입력 2018-03-12 06:00
'영화계 숙원' 충무로 서울시네마테크 밑그림 나왔다

설계공모서 매스스터디건축사무소 당선…2021년 2월 개관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영화계 숙원인 서울시네마테크의 설계 밑그림이 나왔다. 오는 2021년 2월 충무로에 문을 열어 관객을 맞는다.

서울시는 국내외 건축가 5팀을 초청해 국제 지명 설계공모를 진행한 결과 매스스터디건축사무소(대표 조민석)의 설계안 'Mongtage 4:5'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서울시네마테크는 독립·예술영화, 고전영화 등 상업적 이해관계 없이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 사이에 있는 중구 초동공영주차장 자리에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연면적 4천800㎡)로 세워진다. 중구가 부지를 제공하고, 서울시는 건립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당선작 건축가인 조민석은 딸기 테마파크(2003), 상하이엑스포 한국관(2010), 다음 스페이스닷원(2011) 등을 설계했다. 2014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시네마테크 지하 1∼2층에는 300석 규모의 대극장이, 2∼3층에는 150석 규모 소극장이 들어선다. 5∼6층에는 200석 규모 중극장과 옥상 노천극장도 생긴다.

이들 상영관에선 일반극장에서 접하기 어렵거나 상영 기간이 짧은 독립영화, 예술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영상물 제작을 원하는 시민들은 녹음실, 색보정실 등을 갖춘 영상미디어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보존 가치가 있는 필름을 보관하는 영화 아카이브(자료 보관소)도 들어선다. 이곳에선 보관된 필름을 열람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시네마테크 건립 과정에 참여해온 영화계 인사들로 건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공간별 기능과 시설 운영방식에 대한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이 의견은 설계 단계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시네마테크를 짓겠다는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2015년 3월이다. 한국영화의 상징인 충무로에 '파리의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뉴욕의 필름 포럼'처럼 서울을 대표하는 영상문화공간을 2018년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대기업이 스크린을 독점한 상황에서 다양한 장르 영화를 안정적으로 상영할 공간과 영화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며 야심 차게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회의에서 두 번 '퇴짜'를 맞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존 계획보다 개관 시점이 3년 늦어졌다.

시네마테크가 문을 열면 영화계는 전용관 건립제안 11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다.

2002년 기존 영화관을 임대해 개관한 서울시네마테크(서울아트시네마)는 매년 임대계약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05년 낙원상가에 둥지를 틀었다. 이때 전용관 건립 문제가 대두됐고, 2010년엔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당시 박찬욱·봉준호·류승완·김지운 감독과 안성기·강수연 배우 등 영화인들이 추진위 발족 행사에 참석해 인구 1천만 도시 서울에 제대로 된 시네마테크 전용관이 없다며 서울시 지원을 요청했다.

시네마테크는 2015년부터 서울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운영되고 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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