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 경찰청장에 역대 첫 여성…트뤼도 총리 지명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전국의 연방 경찰(RCMP)을 이끌 신임 수장에 역대 처음으로 여성이 지명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9일(현지시간) 전임자의 은퇴로 공석인 새 연방 경찰청장에 브렌다 러키(52·여) 경찰대학장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랠프 구데일 공공안전부 장관과 함께 새스캐처원 주 리자이너 경찰대학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러키 지명자가 경찰 조직에 광범위한 개혁을 불러올 적임자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러키 지명자는 내달 제 24대 청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트뤼도 총리는 "러키 지명자는 끊임 없이 현상 유지를 타파, 개선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온 헌신적인 경찰"이라며 "그는 마땅히 경찰을 이끌 최고의 인물로 우연히 여성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연방 경찰은 남성 위주 문화의 전통에 최근 대규모 성폭력 소송을 당하는 등 조직해이가 드러났고 원주민에 대한 인종 차별적 업무 태도로 비판을 받아왔다.
트뤼도 총리와 구데일 장관은 이 같은 경찰의 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한 듯 트뤼도 총리는 "러키 지명자가 원주민 사회와의 화해를 이루고, 경찰 조직 전반에 성평등과 사기 회복을 이끌며, 국민의 민권 보호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데일 장관은 그의 지명이 "경찰 조직에 전환기의 출발"이라고 평가하고 "그 동안 권한 남용과 인종적 편견, 직장 내 괴롭힘 등 내부 문제들이 연방 경찰의 명성을 훼손하고 구성원들의 사기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러키 지명자는 "청장으로서 모든 문제에 해답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모든 문제에 정당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며 "어떤 문제는 매우 어려운 것들일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당연시돼 온 선입관에 도전하고 설명과 이해를 추구하는 데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샅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키 지명자는 10인으로 구성된 청장 인선위원회가 동등하게 추천한 3인 후보에 포함됐고 트뤼도 총리는 이 가운데 그를 지명했다.
그는 지난 1986년 20세의 나이로 경찰에 투신한 이후 지난 32년 간 앨버타, 새스캐처원, 온타리오, 퀘벡 주 등 각 지역을 두루 거쳤고 유고슬라비아와 아이티에서 유엔 경찰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연방 경찰청장직에 여성이 재직한 경우로는 지난 2006년 베벌리 부손 청장 대행이 있으나 그는 1년 간 임시 직책을 수행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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