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 '관세폭탄' 조치에 한껏 들뜬 美일리노이 철강도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철강 규제 조치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미국 공화당과 국제사회로부터 숱한 반발과 원망을 사고 있지만 미국내 관련 업계와 주민들은 철강산업 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며 매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철강 25%·알루미늄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미국 최대 철강 회사 'US스틸'이 일리노이 주 그래닛시티 제철소의 용광로에 다시 불을 지피기로 하자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다며 "그래닛시티에 새로운 희망이 찾아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리노이 남서부, 미시시피강 인근에 위치한 인구 2만9천여 명의 중소도시 그래닛시티는 2015년 US스틸이 제철소를 잠정 폐쇄하고 2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면서 도시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철강 내수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US스틸이 조업 재개를 결정하면서 도시 분위기가 급변했다. US스틸은 가동을 중단했던 고로 2곳 중 1곳을 우선 재가동하기로 하고, 직원 500명 재고용 방침을 발표했다.
그래닛시티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은 "US스틸의 재고용 규모가 '새발의 피'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번 움직임은 지역사회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안겼다"면서 "주민 모두가 희열에 차있다"고 밝혔다.
제철소 인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마이크 디브루스는 "제철소가 문을 닫으니 트럭 기사들과 설비 점검 요원 등 관련 업계 사람들의 발걸음마저 끊어졌다. 도미노 현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며 "모처럼 좋은 뉴스가 나오자 소셜미디어에 기대감에 들뜬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고 반가움을 표현했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불공정 무역으로 값싼 외국산 철강 제품이 미국 시장에 쏟아져들어오면서 그래닛시티 제철소와 직원, 지역사회가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제임스 아모스 그래닛시티 시청 경제개발국장은 "이곳은 중서부의 작은 제조업 도시로,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서로에게 극진하다. 누가 제철소 직원이었는지 다 안다"면서 "주민 모두가 행복감에 차있다. 더 큰 파급효과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래닛시티 제철소는 연간 280만 톤의 조강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US스틸 측은 그래닛시티 제철소 용광로 재가동 준비에 최대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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